지방전가 반발에도 소각장 건립 지지부진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 한달
서울·경기 곳곳 소각장 놓고 갈등
올해부터 시행된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로 수도권 일부 쓰레기가 충청·강원 등 지방에서 처리되면서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수도권 지자체들은 소각장 현대화 및 증설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입지 선정을 놓고 갈등을 빚는 등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일 서울·경기·인천시 등에 따르면 수도권 생활쓰레기 전가에 대한 지방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수도권 쓰레기 대란’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수도권 지자체들은 생활쓰레기 감량과 함께 소각장 증설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주민 반발로 소각장 신설 계획이 미뤄지거나 좌초될 위기에 처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당장 서울시가 추진해온 마포구 소각장 건립 문제가 주민 반발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관련 소송에서 서울시가 1심에서 패소한 상황이며 다음달로 예정된 2심에서도 패소할 경우 건립 논의 자체가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서울시는 쓰레기 대란 우려를 앞두고 시민 1인당 종량제 봉투 1개 감축을 목표로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직매립이 금지된 일반 쓰레기를 분리배출 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겠다는 방침이다.
경기도는 오는 2030년까지 공공소각시설 21곳을 차질 없이 확충, 직매립 제로화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곳곳에서 소각장 건립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31일 의왕·군포·안산 공공택지계획을 승인하면서 의왕시 월암동과 안산시 상록구 건건동 내 소각장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의왕 부곡동을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이 소각장 건립 취소를 요구하며 반발이 확산되자 의왕시가 ‘원점 재검토’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인접 수원지역 주민들까지 ‘소각장 반대’에 가세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파주에선 시 재정 부담이 적은 ‘광역 소각장’ 건립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운정신도시 주민들이 ‘단독 소각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와 민·민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인천은 11개 구·군에서 하루 평균 880톤의 생활쓰레기가 발생하는데 송도·청라 공공소각장 2곳(760톤)과 인천지역 민간업체 6곳에서 처리하고 있다. 문제는 노후한 청라 소각장을 대체하기 위해 2023년 1월부터 입지선정위를 구성해 새 소각장 부지 선정에 나섰으나 주민 반발에 부딪히는 등 3년째 대상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한달이 지났지만 수도권 지자체들은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기환경운동연합은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에도 지자체 대응은 공공처리 역량 확충이나 감량정책 강화가 아닌 민간위탁 확대에 의존하고 있다”며 “발생지 처리 원칙 준수를 전제로 한 실효성 있는 폐기물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천을 제외한 서울·경기 지자체들은 직매립 금지 이후 충청 강원 등 타 지역 민간업체를 통해 일부 생활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서울시는 자치구 25곳에서 하루 발생한 2905톤의 생활쓰레기 중 30%를 다른 지역 민간소각장 등으로 반출하고 있다. 경기도는 31개 시·군에서 매일 발생하는 생활쓰레기 4375톤 가운데 641톤(13%)을 직매립해왔다. 현재는 고양 화성 광주 남양주 등이 타 지역 민간업체에 위탁해 처리하고 있거나 계약을 맺었다. 경기환경운동연합이 ‘2026년 종량제폐기물 민간위탁 시설 계약현황’을 확인한 결과, 경기도내 민간위탁업체 외에 강원(1곳) 인천(5곳) 충남(4곳) 충북(5곳) 등 비수도권과 타 시군으로 대량 반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충청권 4개 시·도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유입을 엄격히 제한하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시민·환경단체들도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로 발생한 부담을 수도권 인접지역으로 고스란히 전가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곽태영 이제형 김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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