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가족송금 중개 ‘무죄’ 확정
법원 “특수한 사정 고려할 때 형사책임 인정 어려워”
북한이탈주민의 가족송금 중개 행위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재판부는 북한이탈주민이 처한 특수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형사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정욱)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협회 산하 북한이탈주민법률지원위원회가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재단법인 동천, 통일법정책연구회와 공동으로 프로보노(공익 변론)를 진행한 북한이탈주민 가족송금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 판결이 선고됐으며, 해당 판결이 지난해 12월 6일 확정됐다고 밝혔다.
대한변협은 북한에 남아 있는 북한이탈주민의 가족들이 탈북 사실만으로 각종 불이익을 받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돼 생계가 위협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북한이탈주민들은 국내에서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가족의 최소한의 생활을 돕기 위해 송금을 이어가고 있으나, 공식적·제도적 송금 경로가 사실상 없어 중개인을 통한 현금 전달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한변협은 2023년 전후 일부 대북 가족송금 중개 행위가 ‘무등록 외국환거래업’으로 기소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기존의 송금 관행 자체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북한이탈주민 사회 전반에 확산됐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피고인인 북한이탈주민 A씨 역시 가족송금 중개 행위를 이유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북한이탈주민법률지원위원회는 2024년 5월 해당 사건을 공익소송으로 선정해 무료 변론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송금 행위를 악용해 이익을 취하는 브로커 등에 대해서는 제재 필요성이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A씨의 경우 송금 과정에서 개인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이 없고, 송금의 주된 목적이 가족의 생계 유지에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무죄로 판단했다. 아울러 송금 경로와 자금 흐름에 대한 수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검찰이 항소하지 않으면서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대한변협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북한이탈주민의 특수한 처지와 가족송금의 인도적 성격을 사법부가 확인한 의미 있는 사례”라며 “향후 유사 사안에 대한 수사와 기소는 보다 신중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