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컨테이너수입 4개월 연속 감소

2026-02-03 13:00:32 게재

세계 공급망 재설계 움직임

북미항로 운임 하락 계속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컨테이너정기선 북미항로 운임이 계속 하락하는 가운데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부과에 따른 세계 공급망 재설계 움직임이 부각되고 있다.

2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부산발 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는 일주일 전보다 6.5% 하락한 1683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5.2% 하락한 지수보다 감소 폭은 더 커졌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KCCI보다 3일 빨리 발표(1월 30일)하는 상하이발 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SCFI)는 일주일 전보다 9.7% 떨어진 1316.8포인트를 기록했다. 1월 23일에는 7.4% 하락하며 1574.1포인트가 1457.9포인트로 내려왔고, 2주만에 1300포인트대로 떨어진 것이다.

부산항과 상하이항을 출발하는 글로벌 13개 주요 항로와 각각 연결된 양대 지수가 하락 폭을 키우는 데는 운임지수에서 가중치가 높은 북미항로 운임 감소도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KCCI의 경우 부산항에서 북미서안(로스앤젤레스, 롱비치 등)으로 가는 12m 컨테이너 한 개(1FEU)당 운임은 일주일 전보다 7.8% 하락한 2101달러를 기록했다. 북미동안(뉴욕, 뉴저지 등)으로 가는 운임은 7.2% 내린 2990달러다. 지수 전체 하락폭보다 더 크다.

SCFI도 상하이항에서 북미서안과 북미동안으로 가는 항로 운임(12m 컨테이너 1개당)은 각각 10.4%, 10.04% 떨어진 1867달러, 2605달러를 기록했다. 모두 지수 전체 하락폭보다 더 많이 추락했다.

이런 현상의 배후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블룸버그는 미국 상위 10대 항만 물동량을 추적한 해운업계 분석가를 인용해 미국의 컨테이너수입량이 지난해 말 4개월 연속 감소세로 마감했고, 올해 그 하락세가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무역이 미국 아닌 다른 경제권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해운 분석가 존 맥카운에 따르면 12월 미국의 수입 물량은 2024년 같은 달보다 6.4% 감소한 190만TEU(6m 길이 컨테이너 190만개)였다. 이는 11월 5.7% 감소에 이은 것이다. 그는 “2025년의 하락 전환은 오로지 관세 때문이었다”며 “불행히도 현재로선 이것이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는 신호가 없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경제권은 미국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며 다른 국가나 블록과의 무역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ING그룹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를 “글로벌 재조정이자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고 불렀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무역의 다양화가 늘고,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공급망 경로를 재설계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북미지역 수입은 지난해 11월 전년 대비 3.9%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글로벌 물동량은 7.2% 증가했다. 맥카운 분석에 따르면 아프리카로의 수입은 25.3% 급증했고, 중동-인도 지역은 16.4% 증가했다. 라틴아메리카는 14.6%, 유럽은 11.3% 증가했다.

맥카운은 “세계 무역은 미국 없이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미국 물량이 정체·감소하는 가운데 세계 컨테이너 공급망은 빠르게 적응하고 거래 패턴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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