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맞춘 원포인트 개헌 난항 예상

2026-02-04 13:00:01 게재

강대강 대치 국민의힘 협조가 1차 관문

5월 3일까지 국회의결 등 시간표 관건

더불어민주당이 지방선거 때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했지만 야당의 협조와 빠듯한 일정이 해결 과제로 거론됐다. 4일 국회에 따르면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6.3지방선거 때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원포인트 개헌’을 하자고 제안했다. 한 대표는 이날 “5.18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근간이며 헌법 전문 수록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며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4일 전남대에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이어 5.18단체는 오는 25일 국회에서 헌법 전문 수록 촉구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헌법 전문은 본문 앞에 있는 문장으로 헌법 정신과 방향을 나타내는 최상위 규범이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5.18단체와 학계를 중심으로 헌법 전문 수록을 줄기차게 요구해왔으나 여야 합의 불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원포인트 개헌은 5.18단체가 줄기차게 요구했던 숙원”이라며 “지방선거 때 꼭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기대와 달리 야당의 협조와 촉박한 일정 때문에 헌법 전문 수록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개헌은 국회의원 2/3 찬성을 받아야 가능해 국민의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여야가 부동산 문제 등으로 연일 ‘강대강 ’ 대치를 이어가고 있어 협조가 이뤄질지 미지수다. 특히 내부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을 거부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동의도 어려워 보인다. 국민의힘은 3일 한 원내대표 연설에 대해 “민생현장의 비명소리를 외면했다”고 폄하했다.

촉박한 일정도 문제로 거론됐다. 지방선거 때 개헌을 하려면 오는 5월 3일 이전에 국회 의결을 끝내야 한다. 공고 일정 등을 고려하면 최소한 3월 안에 재적 의원 과반수 동의를 얻어 개헌안을 발의해야 한다. 이를 역순하면 2월 안에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여야 합의로 개헌안을 만들어야 할 정도로 촉박하다.

게다가 헌법불합치 결정된 ‘국민투표법’ 개정 절차도 거쳐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2014년 국내 거소 신고된 재외국민에게만 국민투표권을 부여한 국민투표법 조항이 재외국민의 평등권과 투표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해 2015년 말까지 법 개정을 요구했다. 여야는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국민투표 명부 작성의 법적 근거가 사라졌는데도 법 개정을 12년째 방치했다.

헌법 전문 수록 운동을 펼친 민병로 전남대 교수는 “지방선거 때 개헌하려면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면서 “권력구조 개편 같은 민감한 사안을 제외한 원포인트 개헌에 여야가 서둘러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5.18기념재단이 실시한 국민인식 조사(10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국민 67.4%가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찬성했다. 찬성 비율이 높은 이유는 12.3 비상계엄을 계기로 5.18에 대한 가치가 재조명돼서다. 또 5.18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펼친 한 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5.18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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