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공기업 통합 시 재생에너지와 분리 안돼”
전력연맹 “안정적 전력 공급과 가격 예측 가능성 필수” … 기후부 “전자생존 시대, 대책 강구”
“에너지전환 시대에 발전공기업 통합은 필수다. 하지만 기존 조직에서 신재생에너지 분리는 정의로운 전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전력연맹)은 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 남서울본부에서 열린 ‘전력연맹 3년차 정기대의원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발전 공기업 5사(서부·남부·남동·중부·동서발전) 통폐합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발전 5사를 통합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한 바 있다.
전력연맹은 “석탄발전은 2040년까지 폐지를 하기로 했고 신재생에너지는 앞으로 확대돼야 할 전원”이라며 “에너지전환 현실을 고려할 때 필요한 선택은 두 영역을 나누는 게 아니라 축소되는 영역의 인력과 역량을 확대되는 영역으로 어떻게 흡수하고 전환할지를 설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석탄에 따른 정의로운 전환 핵심은 노동자가 새로운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보장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연맹은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별도의 기관으로 분리하는 방식은 석탄화력 노동자가 전환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통로를 제도적으로 봉쇄하는 결과를 낳는다”며 “장래성이 소멸해가는 조직에 남아 있으라는 선택은 노동자들에게 정의로운 전환에서 제외됐다는 통보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해상풍력과 같은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은 장기간의 투자와 복합적인 사업 관리, 안정적인 운영 역량을 동시에 요구한다”며 “현재처럼 발전공기업의 기능과 역량이 나뉜 구조에서는 중복 투자와 비효율이 반복되고 사업 추진 속도와 안정성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탈석탄에 따른 정의로운 전환 문제는 국회에서도 논의가 진행 중이다. <내일신문 2일자 환경면 ‘갈 길 먼 정의로운 전환…기후국회 ‘골든타임’ 지키나’ 참조> 기후부는 올해 상반기 중 석탄발전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이행안을 수립할 방침이다. 지역·노동자 지원을 위한 석탄발전 폐지 특별법안 발의도 연내 추진한다. 내일신문>
최철호 전력연맹 위원장은 “에너지 전환과 함께 전력산업 전반의 구조가 다시 설계되는 국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과 가격의 예측 가능성”이라며 “발전공기업 통합을 추진하면서 향후 발전공기업이 수행해야 할 신재생에너지 기능을 다시 별도로 분리하는 방식은 통합 취지와 전환 목적에 모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대의원회의에는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비롯한 산별연맹 대표자들과 △이호현 기후부 제2차관 △김주영·김형동·강득구·박해철·박홍배 의원(국회 기후위 소속)이 참석했다.
기후부에서는 처음으로 연맹 회의에 참석한 이 차관은 “전기를 잡는 자가 생존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자생존’ 시대” 라며 “정부 역시 에너지 전환 시기 발전공기업 역할과 전력 수급 안정성, 에너지 믹스를 놓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전산업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 등을 통해 그동안 정부도 소통을 해왔다”며 “에너지전환은 생존을 위해 필수지만 그 과정에서 소외되는 노동자들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아영·한남진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