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서 석유 살래?” … 시진핑 “대만에 무기 팔지 마”

2026-02-05 13:00:05 게재

미·중 정상 ‘뼈 있는’ 통화 … 시, 직전 푸틴과 화상 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하고 미·중 관계와 대만 문제, 에너지·무역 현안,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통화는 지난해 11월 24일 이후 두 달여 만으로 올해 들어 처음 이뤄진 직접 소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5년 10월 30일 대한민국 부산 김해 국제공항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시 주석과 훌륭하고 길고 상세한 전화 통화를 했다”며 “무역, 군사 문제, 내가 매우 고대하는 4월 중국 방문, 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란의 현 상황, 중국의 미국산 석유·가스 및 농산물 구매 등 수많은 중요한 주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대만 문제를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로 규정하며 “대만은 중국의 영토로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반드시 수호할 것이며 분열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문제를 반드시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의 대만 문제 관련 우려를 중시한다”며 “소통을 유지해 내 임기 동안 미·중 관계를 더 양호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이번 통화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에너지와 무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현 시즌 미국산 대두를 2000만톤 구매하고, 다음 시즌에는 2500만톤까지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석유·가스 수입과 관련 “미국에서 사는 방안”을 거론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축출한 이후 해당 국가의 석유 수출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리며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압박을 강화하면서 중국의 주요 에너지 도입선이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시 주석이 관련 우려를 제기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두 정상은 통화 내내 미·중 관계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개인적 관계는 매우 우호적이며 이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양측 모두 인식하고 있다”며 “남은 임기 동안 많은 긍정적 결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미·중 정상 통화는 시 주석이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약 1시간 25분간 화상 회담을 가진 직후 이뤄졌다. 중·러 정상은 미러 간 핵 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 만료 문제를 포함한 국제 안보 현안과 양국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조약 만료 이후에도 “책임감 있고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라며 전략적 안정성 유지를 위한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 올해 상반기 중국 공식 방문을 요청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받은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점은 미·중·러 3각 구도가 맞물린 국제 정세 속에서 중국이 외교적 균형과 전략적 메시지 관리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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