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초강수로 위기 돌파 나서
24시간 필리버스터·8일 단식, 여권 향해 ‘독한 승부수’
한동훈 이어 배현진도 윤리위행 … 재신임 수용 가능성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리더십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정면돌파로 해석된다. 주변에서 예상하지 못한 초강수를 통해 국면전환을 꾀하는 방식이다. 장 대표가 던진 잇단 초강수가 리더십 위기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장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1월 위기설’ ‘2월 위기설’에 시달렸다. 장 대표가 극심한 내홍과 당 지지율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새해 초에 낙마할 것이란 소문이었다. 위기의 장 대표가 던진 승부수는 제1야당 대표 최초·24시간 최장 필리버스터였다. 장 대표는 필리버스터만으로 위기가 가라앉지 않자 지난달 중순에는 단식 카드를 꺼냈다. 8일을 버텼다. 당내에서 “장 대표가 독한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장 대표는 4일 국회 연설에서 작심한 듯 이재명정부를 겨냥한 분노를 터뜨렸다. 보수쇄신 요구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이재명정부의 국정 전반을 적나라하게 비판했다.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윤리위는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하고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내린 데 이어 배현진 의원을 징계 심사에 올렸다. 당권파는 2일 의원총회에서 조광한 최고위원과 격한 언쟁을 벌인 정성국 의원도 윤리위에 제소할 태세다. 장 대표측 인사는 “국민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정 의원과 조 최고위원 모두 징계 심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소장파가 요구한 재신임 투표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표직을 건 재신임 투표를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펼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당심의 지지를 받는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판단으로 보인다.
장 대표와 가까운 김민수 최고위원은 지난 2일 최고위에서 소장파의 재신임 투표 요구를 겨냥해 “당원들이 선택한 당 대표의 목을 치려고 한다면 당신들은 무엇을 걸 것인지 묻는다. 국회의원직이라도 걸겠는가”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정면돌파 전략을 통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지방선거를 넉 달 앞두고 당 지지율은 여전히 부진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참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 대표가 지방선거 비관론을 불식시킬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리더십 위기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