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반쪽’ 총선 친군부 정당 압승

2026-02-06 13:00:04 게재

옥상옥 실권기구 만들어

군 최고사령관 옹립 예상

미얀마 군사정권이 야당을 사실상 배제하고 치른 총선에서 친군부 정당의 압승을 선언하고 민간 정부 출범을 준비하는 가운데 새 정부 위에 군림할 것으로 보이는 ‘옥상옥’ 기구를 만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군사정권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향후 직접 대통령으로 나서지 않고 배후에서 실권을 휘두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5일(현지시간) AP·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연방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8일과 지난달 11일, 25일 세 차례로 나눠 실시된 총선에서 군사정권의 지원을 받는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상·하원 586석 중 339석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군부에 자동 배정되는 166석을 더하면 USDP는 전체 의석의 약 86%인 505석을 사실상 확보했다.

나머지 21개 정당은 각각 1~20석을 얻었다.

군사정권 측은 유권자 2240만명 중 1310만명이 투표, 약 54%의 투표율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USDP는 의회를 장악, 단독으로 새 내각을 구성하고 대통령을 뽑을 수 있게 됐다.

현행 미얀마 헌법이 대통령의 군 최고사령관 겸임을 금지한 가운데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차기 대통령을 맡아 전면에 나설지가 주목된다.

그는 지난 3일 미얀마를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회담에서 내달 셋째 주에 의회가 소집돼 새 대통령을 선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USDP측은 당이 아직 대통령과 내각을 어떻게 구성할지 결정하지 않았다면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군사정권은 차기 대통령이 국가안보·대외 관계·입법 등에 대해 자문하는 ‘연방자문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게 하는 법률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최소 5명으로 구성되며, 대통령이 자신과 임기가 같은 위원장·사무총장을 직접 임명하게 된다.

위원회의 자세한 설치 목적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위원회가 민간 정부 위에서 실권을 갖는 국가 기구가 될 것으로 관측한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연방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 군 통수권을 유지한 채 절대 권력을 갖고 차기 정부 위에 군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얀마 싱크탱크 전략정책연구소의 나잉 민 칸트 연구원은 로이터에 “연방자문위원회의 권한은 매우 광범위해 국가 안보의 모든 핵심 요소와 입법 과정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라면서 “행정부·입법부·사법부 위에서 최고 권위를 행사하는 ‘초강력 기구’를 탄생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 대해 국제사회에서는 제대로 된 선거가 아닌 ‘요식행위’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미얀마가 속한 아세안(ASEAN) 회원국들은 지난달 29일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의에서 이번 총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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