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교육단체 “선거권 16세 하향 지지”
장동혁 주장에 “교실 정치화 비판하다 뜬금없다” … 정치권 “청년 보수화 표심 노려”
진보성향 교육단체들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선거연령 16세(고1 학생) 하향’ 주장에 대해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노동조합연맹 등 100여개 단체로 구성된 ‘교육대개혁 국민운동본부’는 5일 성명을 내고 “장동혁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부터 선거연령을 만 16세로 낮추자고 제안했다. 이들 단체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은 교육 현장의 오랜 염원을 반영한 지당한 결정”이라면서 “단순한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즉각 실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성명은 “정당법상 16세 이상이면 당원 가입이 가능한 현실에서 투표권만 막아두는 것은 명백한 제도적 모순이며 권리의 반쪽을 박탈하는 처사”라고도 했다.
국민운동본부는 “16세 선거권을 실질적인 ‘민주시민교육’의 장으로 삼아야 한다. 학교가 이론적인 교육을 넘어 실제 삶과 직결된 정책을 토론하고 숙의하는 ‘살아있는 민주주의 실습장’이 되어야 한다”면서 “16세에 부여되는 첫 투표권은 아이들이 비판적 사고를 가진 시민으로 성장하는 가장 강력한 교육적 기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입시와 기후위기, 노동인권 등 청소년의 삶을 옥죄는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당사자들의 정치적 효능감을 높여주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창립한 국민운동본부는 각종 교육현안 등에서 국민의힘과 반대되는 입장을 보여온 단체들이 망라돼 있다.
청소년 단체들도 “그동안 국민의힘은 정당한 민주시민교육과 선거교육에 대해서도 트집 잡고, ‘교실 정치판’이라고 몰아붙여 왔다”면서 “이러던 당의 대표가 어쩐 일인지 ‘16세 선거권 하향’을 요구했다. 몸통과 입이 따로 노는 격이지만 그 방향은 맞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교육부가 ‘2026년 민주시민교육 추진계획’을 발표하자 “교실이 정치판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교실은 사회의 축소판이지만, 선동의 장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30일 법무부·중앙선관위 등과 협력해 교사 학생들을 대상으로 ‘헌법 선거 노동인권 통일’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 대표의 전격 제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서는 ‘청년층 보수화’에 따른 결집과 표심을 노리는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고 의심하고 있어 실제 법 개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전국 만 18살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 44%, 국민의힘 25%로 집계됐다.
18~29세의 국민의힘 지지 응답률은 70대 이상(45%), 60대(29%)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25%였다(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1.6%,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대한민국 정부 수립 당시 21세였던 선거 연령은 1960년 민법상 성인 기준인 만 20세로 처음 하향 조정됐다. 이후 45년 만인 2005년 만 19세로 낮춰졌고, 2019년 만 18세로 재조정돼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2022년 정당법 개정으로 당원 가입 하한은 18세에서 16세로 내려갔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