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분리과세 때, 대형주가 대세

2026-02-06 13:00:16 게재

금융·지주사도 선호 대상

정부가 지난달 30일 주주환원 활성화와 증시 밸류업을 위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 도입을 발표함에 따라 배당성향이 높은 대형주 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들어, 국내 상장 월배당 ETF 순자산 총액은 64조원을 돌파했으며,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업종평균 정기예금 이자율(3~3.9%)보다 우리금융지주(약 7.8%), 기업은행(약 6.2%), KT(약 5.8%) 등 시가배당률이 높은 대형주들에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주와 금융사. 지주사 등을 이번 세제 개편으로 투자자들에게 선호될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분석했다.

유건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분리과세 제도 도입 발표 후 시장의 눈은 세제 혜택 대상인 ‘우수형(배당성향 40% 이상)’과 ‘노력형(배당성향 25% 이상+배당증가율 10% 이상)’ 요건을 충족할 대형주에 쏠리고 있다”며 “견조한 실적과 유보이익을 바탕으로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은 삼성전자, 현대차, 삼성물산, 기아 등을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 꼽았다. 특히 “저평가 매력과 높은 배당 수익률을 동시에 갖춘 금융주(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와 지주사가 고액 자산가들의 최우선 목표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대주주와 고액 투자자의 세 부담 완화가 기업의 배당성향 상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며, 약 94조원 규모의 추가 수급 부양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제도 하에서는 이자와 배당을 합친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다른 소득(근로·사업소득 등)과 합산돼 최고 49.5%의 고율 세율이 적용됐다. 이는 큰 자산을 운용하는 전업 투자자나 고액 연봉자들이 배당주 투자를 기피하게 만드는 핵심 원인이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 따라 도입되는 분리과세 제도는 종합과세 대상자가 원할 경우, 2000만원 초과분에 대해 20%의 단일세율(지방소득세 포함 시 22%)로 과세를 종결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한다.

예를 들어 연봉 1억원인 직장인이 배당으로 1억원을 더 벌었다면, 과거에는 합산 소득에 대해 최고 42% 수준의 세율과 건강보험료 폭탄을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2000만원까지만 기존 방식(14%)으로 내고, 나머지 8000만원은 20% 세율만 적용받으면 된다.

세무 전문가들은 “고소득자일수록 실질 수익률이 최소 10%에서 최대 25%까지 개선되는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리과세 도입으로 투자자들은 이제 세금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계좌 배분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

다만 분리과세가 만능은 아니다. 분리과세를 선택하더라도 해당 소득이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에 합산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또한 배당 수익보다 주가가 더 많이 빠지는 ‘배당락’ 리스크도 여전한 숙제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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