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헌금 불똥 우려…국힘, ‘무관용·엄벌’ 대응 가닥
윤리위, 공천 헌금 의혹 당협위원장 징계 높일 가능성
당무감사위, 후원금 수수 의혹 정성국 의원 감사 검토
‘정적 제거’ 의심에는 “기강 잡을 뿐, 계파 고려 안 해”
국민의힘이 당내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관련 의혹에 대해 ‘무관용’과 ‘엄벌’을 원칙으로 강경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발 공천 헌금 의혹이 자칫 국민의힘으로 옮겨붙을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이번 주 회의를 열어 민 모 서울 중랑을 당협위원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당무감사위는 공천 헌금 수수 의혹에 휩싸인 민 위원장에 대해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권고했다. 민 위원장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중랑을 당협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면서 구의원 공천 희망자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언론 인터뷰 등을 이유로 탈당 권고 징계를 받은 데 비해 “민 위원장 징계는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8일 “윤리위는 공천 헌금 의혹을 약하게 처벌할 경우 유사한 일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무관용과 엄벌의 원칙 아래 징계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징계는 제명→탈당 권유→당원권 정지→경고로 구분된다. 당원권 정지보다 센 징계는 제명과 탈당 권유다.
다만 윤리위는 의혹 대상자가 사법적 판단을 통해 무혐의가 나오면 즉시 당원권을 회복시켜준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는 정성국 의원의 후원금 수수 의혹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2024년 자신의 지역구 전현직 지방의원들과 이들의 자녀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면서 논란이 됐다. 정 의원이 전현직 지방의원과 이들 자녀로부터 받은 후원금은 4000만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언론을 통해 “지방의원들 자녀들의 이름을 인지하는 사실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런 사안은 파악하기 정말 어렵다. 지방의원들이 일방적으로 넣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 관계자는 “당무감사위가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무감사위에서 조사를 진행한 뒤 후원금 수수가 부당했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정 의원에 대한 징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윤리위는 배현진 의원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윤리위는 배 의원에 대해 5가지 혐의를 두고 징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리위는 이중에서 배 의원이 SNS에서 자신과 설전을 벌인 일반인의 자녀로 추정되는 어린이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린 사실을 심각하게 본다는 전언이다. 배 의원은 공교롭게도 최근 ‘개인정보를 무단 공개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2차 가해를 유도한 자’에게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 관계자는 “배 의원이 자신이 발의한 법안에 저촉될 수 있는 행위를 스스로 저질렀다는 논란에 대해 윤리위가 ‘심각한 사안’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사법기관격인 당무감사위와 윤리위가 ‘무관용·엄벌 원칙’ 아래 강경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일각에선 당 지도부가 징계를 통해 ‘정적 제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한다. 배 의원과 정 의원이 친한계 소속이기 때문이다. 앞서 윤리위는 한동훈 전 대표에 제명 징계를,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탈당 권유’ 징계를 내렸다. 당무감사위와 윤리위가 친한계를 정조준한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징계를 통한 ‘정적 제거’ 주장을 일축했다. 당 관계자는 “당무감사위와 윤리위는 무관용과 엄벌 원칙을 통해 흐트러진 당 기강을 바로 잡겠다는 생각뿐이지 징계 대상이 어느 계파 소속인지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