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헌금 불똥 우려…국힘, ‘무관용·엄벌’ 대응 가닥

2026-02-09 13:00:08 게재

윤리위, 공천 헌금 의혹 당협위원장 징계 높일 가능성

당무감사위, 후원금 수수 의혹 정성국 의원 감사 검토

‘정적 제거’ 의심에는 “기강 잡을 뿐, 계파 고려 안 해”

국민의힘이 당내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관련 의혹에 대해 ‘무관용’과 ‘엄벌’을 원칙으로 강경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발 공천 헌금 의혹이 자칫 국민의힘으로 옮겨붙을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최고위원회의 참석한 장동혁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해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국민의힘 윤리위는 이번 주 회의를 열어 민 모 서울 중랑을 당협위원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당무감사위는 공천 헌금 수수 의혹에 휩싸인 민 위원장에 대해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권고했다. 민 위원장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중랑을 당협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면서 구의원 공천 희망자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언론 인터뷰 등을 이유로 탈당 권고 징계를 받은 데 비해 “민 위원장 징계는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8일 “윤리위는 공천 헌금 의혹을 약하게 처벌할 경우 유사한 일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무관용과 엄벌의 원칙 아래 징계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징계는 제명→탈당 권유→당원권 정지→경고로 구분된다. 당원권 정지보다 센 징계는 제명과 탈당 권유다.

다만 윤리위는 의혹 대상자가 사법적 판단을 통해 무혐의가 나오면 즉시 당원권을 회복시켜준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는 정성국 의원의 후원금 수수 의혹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2024년 자신의 지역구 전현직 지방의원들과 이들의 자녀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면서 논란이 됐다. 정 의원이 전현직 지방의원과 이들 자녀로부터 받은 후원금은 4000만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언론을 통해 “지방의원들 자녀들의 이름을 인지하는 사실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런 사안은 파악하기 정말 어렵다. 지방의원들이 일방적으로 넣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 관계자는 “당무감사위가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무감사위에서 조사를 진행한 뒤 후원금 수수가 부당했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정 의원에 대한 징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윤리위는 배현진 의원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윤리위는 배 의원에 대해 5가지 혐의를 두고 징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리위는 이중에서 배 의원이 SNS에서 자신과 설전을 벌인 일반인의 자녀로 추정되는 어린이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린 사실을 심각하게 본다는 전언이다. 배 의원은 공교롭게도 최근 ‘개인정보를 무단 공개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2차 가해를 유도한 자’에게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 관계자는 “배 의원이 자신이 발의한 법안에 저촉될 수 있는 행위를 스스로 저질렀다는 논란에 대해 윤리위가 ‘심각한 사안’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사법기관격인 당무감사위와 윤리위가 ‘무관용·엄벌 원칙’ 아래 강경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일각에선 당 지도부가 징계를 통해 ‘정적 제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한다. 배 의원과 정 의원이 친한계 소속이기 때문이다. 앞서 윤리위는 한동훈 전 대표에 제명 징계를,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탈당 권유’ 징계를 내렸다. 당무감사위와 윤리위가 친한계를 정조준한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징계를 통한 ‘정적 제거’ 주장을 일축했다. 당 관계자는 “당무감사위와 윤리위는 무관용과 엄벌 원칙을 통해 흐트러진 당 기강을 바로 잡겠다는 생각뿐이지 징계 대상이 어느 계파 소속인지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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