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기본소득, 인구이동 기대해도 될까

2026-02-09 13:00:25 게재

시범 10곳 모두 순유입

장기효과 기대 아직 일러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 지역 10곳 모두에서 주민등록인구 순유입이 확인됐다. 출생·사망에 따른 자연적 인구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전입이 전출을 웃돌며 시범지역 모두 사회적 요인에 따른 인구 증가를 기록했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 10개 군의 주민등록인구 변동을 분석한 결과, 시범지역 전체에서 사회적 인구 증가율이 3.06~7.63%로 집계됐다. 분석 기간은 시범지역이 확정된 2025년 10월 19일부터 2026년 1월 31일까지 약 3개월이다.

◆자연감소 속 ‘전입 초과’ = 시범 지역은 모두 출생보다 사망이 많은 구조적 인구 감소 지역이다. 그럼에도 전입 인구가 전출 인구를 크게 웃돌며 주민등록인구는 증가세를 보였다. 전남 신안군의 사회적 인구 증가율이 7.63%로 가장 높았고, 강원 정선군(5.25%), 경북 영양군(5.17%)이 뒤를 이었다. 추가 선정된 충북 옥천군, 전북 장수군, 전남 곡성군도 3.06~3.36%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서의 인구 유입도 일부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경기 연천군은 수도권 전입 비율이 86.23%에 달했고, 충남 청양군(37.85%), 강원 정선군(34.40%)도 수도권 유입 비중이 높았다. 반면 전남 신안군(73.03%), 전북 장수군(64.18%) 등은 동일 시·도 내 이동 비율이 높아 광역 생활권 내부에서의 거주지 이동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연령대별로는 10곳 모두에서 전 연령층 순유입이 확인됐다. 특히 50·60대 유입 비중이 전체 순유입의 40~50% 이상을 차지해 은퇴 또는 은퇴 준비 세대의 이동이 두드러졌다. 일부지역에서는 20~39세 청년층 유입도 나타났지만, 전체 흐름을 바꿀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전입 사유를 보면 직업과 가족 요인이 과반을 차지했다. 강원 정선군은 직업 사유 유입 비중이 56.34%로 높았고, 전남 신안군은 가족 사유가 56.17%로 가장 컸다. 주거·자연환경 요인은 보조적 요인으로 나타났다.

◆“초기 신호 확인… 효과 단정은 이르다” = 행안부는 이번 분석 결과를 정책 효과의 ‘가능성 신호’로 해석하면서도 장기적 판단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전 지역에서 전입 초과가 나타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면서도 “기본소득이 인구 이동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정착 여부와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중장기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정 구조에 대한 부담도 과제로 지적된다. 현재 농어촌 기본소득은 국비 40%, 지방비 60% 구조로 운영돼 인구소멸 위기를 겪는 군 단위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이 적지 않다. 위장전입 방지를 위한 주민등록 사실조사를 병행하는 이유도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방안이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2026~2027년 2년간 진행되며 대상 지역 주민에게 개인당 월 15만원씩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다. 정책 효과의 평가는 이제 ‘단기 이동’이 아닌 ‘정착과 생활 변화’로 옮겨가고 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김신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