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모으는 것 이상”…이 대통령, 매입임대 손질 공론화
다주택 이어 임대사업자 등록제도 문제제기
부동산감독원 조속 설치 … 이상거래 등 수사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비거주 1주택 관련 세제 혜택 문제를 공론화한 데 이어 매입임대 제도에 대해 문제제기하며 부동산정책 전선을 넓혔다.
이 대통령은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임대용 주택을 건축했다면 몰라도, 임대 사업자 등록만 하면 집을 얼마든지 사 모을 수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밝혔다. 매입 임대사업자 등록 제도가 투기 목적의 주택 매입에 이용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 사람이 수백 채씩 집을 사 모으도록 허용하면 수만 채 집을 지어 공급한들 부족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면서 “건설 임대 아닌 매입 임대를 계속 허용할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고 적었다.
부동산 시장에선 임대사업자 제도가 전·월세 공급에 기여했다는 평가와 함께 주택 대량 매입으로 인해 집값 상승의 한 요인이 됐다는 비판이 공존해왔다. 이 대통령이 의견을 묻는 방식을 취한 것은 이같은 장단점을 환기하는 동시에 제도 손질 필요성 역시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달 23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SNS를 통해 밝힌 후 총 16개의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발신하며 ‘부동산 개혁’의 전면에 섰다.
당·정·청은 이 대통령의 연이은 부동산 강경 메시지에 맞춰 부동산 시장 관리 체계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고위당정협의를 열고 국무조정실 산하에 ‘부동산감독원’을 설치하기로 뜻을 모았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이상 거래와 담합 등 부동산 불법행위를 전담 수사하는 부동산감독원을 조속히 설립하기로 했다”며 “관련 법률 개정안을 2월 중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동산감독원은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받아 이상 거래, 가격 담합 등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를 전담 수사하는 기관으로, 약 100명 규모가 검토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부동산감독원 설립은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범죄를 뿌리 뽑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가치이자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당·정·청은 이날 고위당정협의에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우선 처리 법안 129건을 선정했다. 아동수당 지급액을 상향 조정하는 아동수당법, 필수 의료 집중 지원을 위한 의료법,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법안 등 정부의 국정과제 지원을 위한 법안들이다.
미국 관세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처리에도 뜻을 모았다. 민주당은 국회 특별위원회 가동 후 3월 초 여야 합의로 특별법을 처리할 방침이다.
온라인 비중 확대 등 유통 구조 변화에 따른 입법도 추진하기로 했다.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과 관련된 내용이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항인 대·중소기업 상생방안을 포함한 종합대책이 함께 마련될 전망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