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새벽배송 14년만에 허용 추진

2026-02-09 13:00:38 게재

당정 유통산업법 개정 결정

소상공인 “즉각 중단” 요구

대형마트 새벽배송이 허용된다. 14년 만이다. 지난 8일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결정했다. 소상공인들은 크게 반발했다. 골목상권 생존권이 더욱 위기에 몰리기 때문이다.

온라인쇼핑에 이어 대형마트 새벽배송까지 그간 소상공인 보호막이 사실상 완전 해제되는 형국이다. 엉뚱하게 쿠팡사태 불똥이 소상공인들에게 떨어진 셈이다. 소상공인과 정부간 갈등은 당연지사다.

대형마트 규제는 더불어민주당 노선이었다. 노선변경의 결정적 배경은 쿠팡사태다. 쿠팡사태 후 대기업 대형마트들은 ‘역차별’을 다시 꺼내들었다. 반쿠팡 여론을 타고 영업시간 규제해제를 노린 전략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에 대해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 규정은 2012년 전통시장·골목상권 보호와 근로자 건강권·휴식권 보장을 명목으로 도입됐다.

새벽배송에서 대형마트는 철수했다. 이 제도는 골목상권을 지켜온 ‘최소한의 안전망’이자 ‘상생의 상징’으로 꼽했다.

대형마트가 물러나자 쿠팡이 이 자리를 차지했다. 온라인쇼핑이 대세를 잡았다. 쿠팡은 승승장구했다. 대형마트 실적은 하락했다. ‘역차별’ 주장 목소리를 높여왔다.

8일 당정회의를 마친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의 근거로 ‘유통환경 변화’를 들었다. 현행 오프라민 중심의 유통규제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현재 유통법상 영업규제는 오프라인 비중이 높던 시기에 도입됐다. 당연히 오프라인 유통기업에만 적용됐다. 박 수석대변인은 “온·오프라인 규제 불균형을 해소해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유통산업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소상공인들 입장에서는 날벼락이다. 골목상권 입지는 현저히 줄었다. 온라인쇼핑이 대세인 탓이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은 가뜩이나 힘든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대형마트는 주요 지역에 모두 들어서있다. 소상공인들이 위기감을 크게 느끼는 배경이다.

소상공인의 심정은 지난 6일 소상공인연합회 성명서에서 잘 드러난다.

소공연은 “790만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대기업에 헌납하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이어서 “골목상권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겠다는 처사나 다름없다”며 “‘경쟁’이 아닌 ’무차별 학살‘일뿐”이라고 주장했다. 대형마트는 자본력과 물류망을 독점하고 있다. 시장에서 소상공인은 경쟁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공연은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울 수는 없다”고 호소했다. 쿠팡을 견제하기 위한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은 결국 골목상권 생태계를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문제를 헌법재판소에 판단을 청구할 방침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화려한 대형마트의 불빛 아래서 소리 없이 죽어가는 지역상권의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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