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000, 가능 vs 거품

2026-02-10 13:00:02 게재

정책·기업, 실질적 행동 이어져야

코스피 6000이 가능하다는 주장과 거품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시 현재 주가지수는 5335.47을 기록중이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5000을 넘어 6000 돌파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기업의 실질적 기초 체력(펀더멘털)보다 과도한 유동성과 기대감에 의존한 ‘거품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 이사장이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6000선을 돌파할 충분한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힌 근거로 제시된 지표는 PBR이다. 현재 우리 시장의 PBR(1.9배)은 일본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선진국(2.3배)과 미국(약 5배)의 수치를 고려하면 상승 잠재력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정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이라 투하 자본이 많아 PBR이 낮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지만, 자본 효율성만 개선된다면 6000선은 충분히 넘어서는 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도 최근 보고서에서 목표주가를 6000으로 올리며,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7500까지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187조원대로 6개월 전보다 130% 이상 상향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즉, 주가보다 이익이 더 빠르게 늘고 있다는 논리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PBR이 낮은 이유를 ‘낮은 주주환원율’”이라며 “주주환원율이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질 경우, 현재의 기업 이익(EPS)만으로도 지수는 PBR 2.0배 수준인 6000선에 도달하는 것이 수학적으로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 이사장의 의견과 궤를 같이하며,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은 공장·설비 등 장부 가치가 커서 PBR이 낮게 보일 뿐, 실제 현금 창출 능력(EBITDA) 대비 주가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반면 거품론을 주장하는 김영익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는 “올해 예상되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4.9%)을 고려할 때 코스피는 약 50% 과대평가된 것으로 나타난다”며 “현재 지수는 실물 경제와 괴리된 거품”이라고 경고한다.

상승 랠리의 주역인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이 과거 ‘닷컴 버블’ 때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실제 이익 회수 시점이 늦어질 경우 급격한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시각이다.

국내 증시는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종목에 대한 의존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 이로 인해 대형주 실적 변동이 지수 전체를 흔드는 불안정한 구조가 고착화되었으며, 상승장에서도 다수 종목이 소외되는 ‘시장 폭의 협소함’이 증시의 기초 체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코스피 6000 시대의 안착 여부는 정부와 거래소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실제 기업들의 자발적인 주주환원과 좀비 기업 퇴출이라는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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