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의료과실 사망 손배소 2심도 패소

2026-02-10 13:00:04 게재

미 육군 군무원 ‘폐색전증’ 사망 관련

병원·주치의 항응고제 조기중단 과실

1심 “4억” … 2심 “5천만원 추가 배상”

대우학원 산하 아주대학교병원이 의료과실로 인한 사망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패소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9부(성지용 부장판사)는 지난달 8일 미국인 A씨가 ‘남편이 아주대병원의 의료과실로 사망했다’며 대우학원과 해당 주치의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5400여만원을 추가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앞선 2024년 7월 1심은 피고들에 “4억23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에 따르면 A씨의 남편이자 미국 육군 군무원이던 B씨는 2019년 8월 17일 빗길에 자전거를 타다 미끄러지면서 고관절이 골절됐다. 인근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B씨는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에 따라 미군과 진료협약이 체결된 아주대병원으로 옮겨 사고 당일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

수술 엿새 뒤인 23일 의료진의 권고로 퇴원한 B씨는 27일 갑자기 숨이 차는 증상으로 곧바로 병원에 갔으나 증상 발현 2시간 30분여 만에 사망했다. 원인은 폐색전증으로 나타났다. 폐색전증은 다리 등의 정맥에 생긴 혈전(피떡)이 혈류를 따라 이동해 폐동맥을 막아 혈류를 차단하는 응급질환이다.

A씨와 딸 등 유족은 2021년 아주대병원을 운영하는 대우학원과 해당 주치의를 상대로 15억여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고관절 수술을 받은 B씨는 사고 당시 59세로 폐색전증 발병 가능성이 높았는데도 항응고제 투여를 조기에 중단해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15부(최규연 부장판사)는 2024년 1심 선고에서 “미국과 국제 가이드라인을 보면 고관절 골절 수술 환자의 경우 최소 10~14일간 또는 환자가 실제로 보행할 수 있을 때까지 항응고제를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병원은 환자가 퇴원 후 독립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였음에도 항응고제 투여를 3일 만에 중단했다. 이는 환자의 실제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채 기계적으로 투여를 중단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폐색전증 예방을 위해 항응고제 약물요법이 아니라면 압박스타킹 족부펌프장치 간헐적 공기압박장치 등 물리적 방법이라도 권장해야 했으나 의료진은 이도 시행하지 않았다”며 “예방과 관련한 지도설명이 퇴원 당시에 이뤄져야 하는데 진료기록부상 퇴원 전 이러한 지도설명이 이뤄졌다고 볼 만한 아무런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병원과 주치의는 망인에 대한 예방조치를 소홀히 하거나 지도설명 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같은 과실로 망인이 사망했을 개연성이 인정된다”면서도 “환자의 기저 질환, 사고 이후 응급 상황, 수술 자체는 적절히 시행한 점 등을 고려해 병원 책임 비율을 30%로 제한한다”고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인정했다. 다만 일실수입(사고 발생으로 인해 피해자가 잃어버린 장래의 소득) 산정 범위를 확대해 5400여만원을 추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유가족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김은광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