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전략적 모호성’ 균열…강온파 모두 놓칠라

2026-02-11 13:00:15 게재

뒤늦게 ‘윤 절연’ 언급했다 ‘없던 일’로

서울시당, 고성국에 ‘탈당 권유’ 징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7일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비상 계엄은 잘못된 수단이었다. (당시) 여당으로서 책임이 크며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계엄에 대해 사과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당내 일각에서 “계엄을 저지른 윤 전 대통령과 단호하게 절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장 대표는 ‘윤석열과의 절연’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장 대표는 ‘윤석열과의 절연’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윤 어게인’을 외치는 강성보수와 ‘윤석열과의 절연’을 주장하는 온건보수 양쪽 모두를 붙잡겠다는 고민으로 읽혔다. 하지만 최근 장 대표 주변에서 ‘윤 어게인’과 결별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놨다가 뒤늦게 수습하는 모습을 노출하면서 강성보수와 온건보수 모두의 신뢰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다. 11일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문제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장 대표는 전날 문화일보 유튜브에 출연해 “절연 문제를 말로써 풀어내는 것은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다. 행동으로 그리고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절연하겠다는 것인지, 안 하겠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은, 모호한 메시지를 되풀이한 것이다.

문제는 장 대표 측근들 ‘입’에서 불거졌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지난 9일 보수 유튜버들이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자유유튜브 총연합회 토론회’에서 “윤 어게인을 외쳐서는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2일 “장 대표가 계엄 옹호나 내란 동조, 부정선거와 같은 ‘윤 어게인’ 세력에 동조한 적 없다고 명시적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지방선거 승리가 절박한 장 대표측이 전략적 모호성을 접고 ‘윤 어게인’과 결별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강성보수로 꼽히는 전한길씨는 김 최고위원을 만났다며 “(김 최고위원은) 지방선거를 이기는 게 지상 과제라고 하더라. 다만 그러기 위해서 ‘윤 어게인’을 전략적으로 당장에는 좀 분리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진심이 아닌 선거 전략 차원에서 ‘윤 어게인’과의 차별화를 꺼냈다는 것이다. 전씨는 박 대변인의 전언에 대해서도 “장 대표의 입장이 아니라 박 대변인 개인의 의견이라는 점을 확인받았다”고 주장했다.

측근들에 의해 장 대표가 고수해온 전략적 모호성이 흔들리면서 “강성보수와 온건보수 모두로부터 불신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쪽 모두 장 대표의 메시지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10일 SNS를 통해 “앞에서는 절연, 뒤에서는 포옹. 낮말은 절연이요, 밤말은 기다려달라”라며 국민의힘 지도부의 ‘오락가락 메시지’를 비판했다.

한편 국민의힘 서울시당 윤리위는 10일 “전두환 사진을 당사에 걸자”고 했던 유튜버 고성국씨에 탈당 권유 징계를 내렸다. 당 지도부와 친한계(한동훈) 사이의 ‘징계 전쟁’이 점점 더 격렬해지는 분위기다. 고씨가 11일 이의제기 입장을 밝혀 고씨 징계 문제는 중앙당 윤리위에서 재심의하게 될 전망이다. 중앙당 윤리위는 친한계 배현진 의원이 자신과 SNS에서 설전을 벌인 일반인의 자녀로 추정되는 어린이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린 사안 등을 놓고 징계를 검토 중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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