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검찰개혁 이후의 과제

2026-02-11 13:00:20 게재

논란 속에 입법 준비 중인 공소청법안과 중수청법안에 담길 검찰개혁의 지향점은 검사가 형사정의 실현을 명분으로 국민들을 함부로 할 수 없도록 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검찰청을 폐지하여 검사의 수사권과 공소권을 조직적으로 철저히 분리하는 정책을 선택한 것이다. 이런 검찰개혁의 본질 내지 취지에 부합하는 공소청법안과 중수청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

검찰개혁 이후 해결되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우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기능과 권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판·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경찰공무원의 고위공직부정부패범죄에 대해서 공수처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행사하도록 하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다.

공수처는 수사권은 내려놓고 원칙적으로 공소청의 불기소결정에 대한 통제기구로 변신하고 예외적으로 고위공직부정부패범죄와 특검의 수사대상 범죄에 대한 기소권만 행사하는 기관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물론 공수처의 기소 대상 범죄에 대한 불기소결정에 대해서는 공소청이 통제기능을 수행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공수처와 공소청이 공소권을 나누어 가지면서 공소권 남용에 대한 상호견제기능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공수처, 특검, 경찰의 기능과 권한 변화 필요

상설특검 포함하여 특검의 기능 변화도 필요하다. 검찰개혁 이후 변화된 형사사법체계에서는 특검은 사라져야 한다. 변화된 형사사법체계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의미한다. 특검은 비정상적 기구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앞으로도 언제든지 이 기구를 동원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면 특검을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부합할 필요가 있다. 향후 특검은 수사권만 행사하고 기소권은 공수처가 행사하도록 하자.

경찰의 권한 변화도 필요하다. 경찰의 즉결심판청구권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어긋난다. 경찰은 20만원 이하 벌금, 구류, 과료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의 수사권을 행사한 후 직접 법원에 처벌을 요구할 수 있다. 이를 즉결심판청구권이라고 한다. 즉결심판청구권은 폐지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사법개혁과 함께 논의해야 할 문제이다. 재판절차의 한 형태인 약식절차 개선 문제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검사가 법원에 기소하는 방식은 약식명령청구권과 정식재판청구권 2가지가 있다. 약식명령절차에서는 주로 벌금형이 고지되는데, 서면절차이다. 반면에 즉결심판절차는 대면으로 진행된다. 실무는 약식절차에서는 선고유예나 집행유예의 재판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즉결심판절차에서는 선고유예의 재판을 하고 있다. 그래서 빈곤층 생계형 범죄자들을 위해 도입한 벌금형 집행유예는 약식절차에서는 한 건도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점에서 즉결심판절차와 약식절차를 통폐합하여 경죄처리절차를 신설하고 공소청이 경죄처리절차청구권과 정식재판절차청구권을 행사하도록 하며, 경죄처리절차는 원칙적으로는 서면절차로 진행하되, 피의자가 원하면 대면절차로 진행하여 선고유예나 집행유예가 선고될 수 있도록 사법절차를 대폭 개편할 필요가 있다.

보안업체 직원이 근무 도중 협력사인 물류 기업의 사무실 냉장고에 있던 1050원 가량의 음식을 무단으로 취식한 것을 두고 검찰이 절도죄로 기소하였고, 1심은 유죄를 인정하여 벌금 5만원을 선고하였으나 2심은 절도죄의 고의를 부정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이처럼 범죄의 고의 인정 여부가 논란이 되는 사건 또는 고의가 인정되더라도 지극히 피해가 경미한 사건은 검사의 기소유예결정이 옳다.

사법절차 대폭 개편해야

그런데 이처럼 처벌의 필요성이 없는 사건은 경찰이 검사에게 송치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른바 경찰의 송치유예제도이다. 검사의 기소유예와 유사한 제도이다. 예컨대 범죄혐의는 인정되지만 행위 당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수사기관이 공소청 검사에게 송치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밀린 경찰개혁도 필요하다. 특히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의 전반적 정비와 동시에 자치경찰의 실질화가 필요하다. 현재는 무늬만 자치경찰이다. 자치경찰이 특사경과 함께 근무하면서 특사경은 수사전문성을 제고하고, 자치경찰은 행정전문성과 범죄예방력을 제고함으로써 자치경찰의 수사권이 실질적·효과적으로 행사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윤동호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