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부품사 외국인 2·3차 벤더에 몰려
미래차 전환기에도 기술인력 활용 미미 … 공급망 하단 취약성 드러나
국내 자동차부품업체의 외국인 종사자 활용이 생산직과 하위 벤더(협력업체)를 중심으로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동화·미래차 전환 국면에서도 외국인 인력은 기술전환 대응보다 기존 생산공정 유지 역할에 머물러 산업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차 부품업체 중 26.5%가 외국인 고용 = 11일 자동차산업인적자원개발위원회(대표기관 한국자동차연구원)가 펴낸 ‘2025년 자동차산업 인력현황 조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는 전체(1만6157개사)의 26.5%(4273개사)로 조사됐다.
주업종별로는 미래차·내연차 공용 부품군(33.2%)과 내연차 전용 부품군(29.4%)에서 외국인 활용 비중이 높았다.
미래차 전용 부품군 중에서는 22.0%에 달했지만 이 분야 해당기업은 101개에 불과해 절대치가 작다.
매출 규모별로는 중간규모 기업에서 외국인 고용비중이 가장 높았다. 연 매출 30억~100억원 미만 기업의 외국인 고용률은 60.9%(873개사), 100억~300억원 미만은 57.9%(289개사)로 나타났다. 반면 10억원 미만 기업은 16.2%(1865개사)로 파악돼 다수의 소규모 업체는 외국인 고용비중이 낮다.
중간 규모 기업들이 현장 생산직 중심의 외국인을 많이 채용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기업 절대 수는 10억원 미만기업(1만1552개사) 비중이 크다보니 이 분야 외국인 근로자 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벤더 유형별로는 3차 벤더기업(29.7%)과 2차 벤더(27.9%)의 외국인 고용률이 가장 높았다. 1차 벤더와 기타 업체의 고용률은 각각 17.5%, 17.4%였다. 외국인 인력이 공급망 하단부에 집중돼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외국인 종사자 수는 총 2만9058명으로, 이 중 비전문취업(E-9) 인력이 2만1826명(75.1%)을 차지했다. 외국국적 동포(H-2·F-4)는 4687명(16.1%), 전문·숙련(E-7)은 2333명(8.0%)에 그쳤다.
국적별로는 베트남(5126명)과 중국(4773명)이 가장 많았으며,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및 중앙아시아 국가 출신 인력이 다수를 차지했다.
◆숙련도 임금체계 체류기간 등 애로 = 직무별로는 외국인 근로자의 99.1%가 생산직에 종사하고 있었으며, 연구개발(0.1%) 품질(0.5%) 구매·영업(0.0%)은 미미했다. 미래차 전용 부품군 역시 외국인 인력 100%가 생산직으로 나타나 외국인이 ‘기술전환 인력’이 아닌 ‘기초 생산유지 인력’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국인 인력의 주요 투입공정은 프레스·용접·접합(60.9%) 주조·단조(44.3%) 사출·성형(31.0%) 등 전통 제조공정에 집중됐다. 반면 공정기술(12.3%) 물류(6.9%) 안전·환경(3.3%) 등은 낮은 비중을 보였다.
보고서는 외국인 근로자 활용 과정에서 △낮은 숙련도 대비 임금체계 문제(21.4%) △체류기간 제한(14.9%) △최저임금 산업범위 확대 부담(11.6%) △고용한도 제한(10.7%) 등의 제도적 애로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외국인 의존도가 높은 2·3차 벤더에서 이러한 문제가 집중 발생하고 있어, 전환기 산업 기반의 취약 지점이 하위 공급망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외국인 근로자 활용이 특정 공정과 2·3차 벤더에 과도하게 몰린 만큼 안전·품질·기초숙련에 대한 교육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인력의 불안정성이 전체 공급망의 운영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교대제 보완, 근로환경 개선 등 국내 인력 확보전략도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