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전 직원 ‘메일 해킹 주식투자’ 실형
전산접속, 미공개정보 빼내
1심 “수십억 부당이득 범죄”
법무법인 광장 전산실에 근무하며 변호사 이메일에 무단 접속해 얻은 정보로 주식을 거래해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전직 직원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3부(김상연 부장판사)는 10일 자본시장법·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광장 전산실 전직 직원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60억원, 추징금 18억23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B씨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16억원, 추징금 5억27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혐의에 대해 다투는 부분이 있고, 항소심이 8개월 내에 재판이 종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을 수 있도록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판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9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전산실 관리자 권한을 이용해 소속 변호사 14명의 이메일 계정에 무단으로 접속했다. 이어 변호사들이 취급하던 공개매수, 유상증자, 최대주주 변경 등 문서를 열람해 주식거래에 활용했다. 이렇게 해서 얻은 부당이득은 고가 외제차와 아파트 구입에 쓰였고, 금융당국 조사가 시작되자 추징을 피하기 위해 급하게 현금화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불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이들은 “위법한 방법으로 정보를 취득했으므로 자본시장법상 내부자 거래가 아닌 시장질서 교란행위(과징금 대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그렇게 해석하면 위법하게 취득한 정보 이용이 오히려 형사책임을 면하는 모순적 결과가 된다”며 “위법한 방법으로 정보를 취득했다 하더라도 이를 이용한 주식거래는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 이용행위로 처벌 대상”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장기간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수사 과정에서 진술 번복 등으로 반성의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이 사건 관련 미공개 정보를 전달·이용한 혐의로 MBK파트너스 계열펀드 운용사 전 직원 C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C씨로부터 정보를 받아 이용한 D씨와 F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