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태양광 기반 리튬–산소 배터리 반응 규명

2026-02-11 15:51:05 게재

국가연구소 연구팀, 전기차·항공·우주 분야 차세대 배터리 기술 기대

국내 연구진이 태양광 에너지가 리튬–산소 배터리 내부 반응을 어떻게 조절하는지를 실시간 분석을 통해 규명했다.

이화여자대학교 화학·나노과학과 김동하 교수가 주도한 국가연구소(NRL2.0)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빛이 배터리 성능을 높이는 보조 수단을 넘어, 내부 화학 반응 경로 자체를 바꿀 수 있음을 입증한 성과다.

11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리튬–산소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이론적으로 에너지 저장량이 10배 이상 높다. 이 때문에 전기차와 항공, 우주 분야의 차세대 에너지 저장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실제 작동 과정에서는 충·방전 시 에너지 손실이 크고 수명이 짧아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배터리 내부 부반응에 주목했다. 이를 제어하기 위해 ‘플라즈모닉 나노구조’를 적용했다. 플라즈모닉 나노구조는 금과 같은 금속 나노입자가 빛을 흡수해 에너지를 증폭시키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금(Au) 나노입자를 금속–유기 골격체(MOF)에 결합한 새로운 양극 구조를 설계했다. 이 구조는 빛 흡수와 전자 이동을 동시에 촉진하도록 설계됐다.

실험 결과, 태양광을 조사한 조건에서 작동한 배터리에서는 기존과 다른 형태의 방전 생성물이 형성됐다. 얇은 필름 형태로 생성된 이 물질은 충전 과정에서 더 적은 에너지로 분해됐다. 그 결과 충·방전 효율이 크게 개선됐다.

실시간 적외선 분석을 통해 성능을 떨어뜨리는 불필요한 부산물 생성이 줄어든 점도 확인됐다. 대신 원하는 반응만 선택적으로 일어나는 경로가 강화됐다. 이론 계산에서도 금 나노입자와 MOF가 결합된 구조가 핵심 반응의 에너지 장벽을 낮춘다는 점이 입증됐다.

이 같은 효과로 해당 배터리는 낮은 과전압으로 작동했고, 600시간 이상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했다. 적은 양의 금을 사용하면서도 내구성과 효율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인 Advanced Energy Materials에 지난달 29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말 출범한 국가연구소(NRL2.0) 사업단이 출범 이후 처음으로 세계적 학술지에 성과를 낸 사례이기도 하다. 태양광 수확과 에너지 저장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김동하 교수는 “이번 연구는 태양광이 리튬–산소 배터리 내부 반응을 직접 제어할 수 있음을 실시간으로 규명한 성과”라며 “차세대 고효율 에너지 저장 기술 개발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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