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덮으면 한 글자도 못 쓰는 아이들”... 위례 엄마들이 알아야 할 ‘오픈북(Open Book)’의 비밀

2026-02-11 17:24:18 게재

위례 태건과학학원 조태건 원장 기고

최근 상담실을 찾아오신 한 어머님의 깊은 한숨이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원장님, 우리 애가 대형 학원 일타 강사 수업도 듣고, 좋다는 인강도 다 들었어요. 아이 말로는 수업 들을 땐 정말 이해가 잘 된대요. 필기도 열심히 하고요. 그런데 왜 학교 시험만 보면 점수가 이 모양일까요?”

어머님의 표정에는 답답함을 넘어선 억울함이 가득했습니다. 차라리 아이가 놀았으면 혼이라도 내겠는데, 학원도 안 빠지고 책상 앞에 그토록 오래 앉아 있었으니 더 기가 찰 노릇이라는 것이죠. 위례에서 7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며 위례고, 위례한빛고, 덕수고, 문정고, 문현고, 감일고 등 지역 내신 현장을 치열하게 지켜본 결과, 안타깝게도 이런 사례는 결코 드물지 않습니다.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그 아이는 거짓말을 한 게 아닙니다. 다만 ‘치명적인 착각’에 빠져 있었을 뿐입니다. 바로 ‘강의를 구경한 것’을 ‘공부했다’고 믿는 착각입니다. 칠판 앞에서 선생님이 물 흐르듯 설명하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인 것, 그리고 깔끔하게 요약된 교재를 눈으로 읽으며 느낀 익숙함을 아이들은 ‘이해했다’고 오해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마치 손흥민 선수의 화려한 축구 경기를 소파에 누워 시청하면서 “나도 축구를 잘한다”고 느끼는 것과 같습니다. 뇌가 편안하면 실력은 절대 늘지 않습니다.

특히 2028 대입 개편안에 따라 통합과학이 수능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고, 서술형·논술형 평가 확대가 예고된 지금, 이러한 ‘구경하는 공부’는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위례고의 까다로운 서술형 문항이나 덕수고, 한빛고의 변별력 있는 문제들은 단순 암기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논리적 구조’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 무작정 “책 덮어!”라고 하지 마세요

보통의 학부모님들은 “진짜 알면 책 안 보고 써야지!”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15년의 수업 경력을 통해 마주한 냉정한 현실은 다릅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수업 직후 책을 덮고 배운 내용을 써보라고 하면, 90%는 단 한 줄도 쓰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아이들이 머리가 나빠서일까요? 아닙니다. 텍스트를 읽고 머릿속으로 ‘구조화’하는 훈련이 전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에 지식의 서랍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끄집어내라고 강요하면, 아이는 좌절하고 과학 자체를 거부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새롭게 시작하는 ‘태건(太建) 학습법’은 역설적으로 “책을 펴라(Open Book)”고 말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단, 여기에는 타협할 수 없는 엄격한 규칙이 있습니다.

◇ ‘베껴 쓰기’는 노동이고, ‘보고 쓰기’는 건축(Construct)입니다

책을 펴놓고 쓰라고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교과서 문장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옮겨 적으려 합니다. 이건 공부가 아니라 팔만 아픈 ‘노동’입니다. 제가 강조하는 것은 ‘지식의 건축(Construct)’입니다. 제 브랜드 이름에 ‘클 태(太)’와 ‘세울 건(建)’ 자를 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책을 봐도 좋아. 대신 책에 있는 문장을 그대로 옮기지 마. 네가 이해한 말로 바꿔서, 과학을 전혀 모르는 친구에게 설명하듯이 다시 써 봐.”

이 과정은 책을 덮고 쓰는 것만큼이나 고통스럽습니다. 책에는 *“A는 B의 원인이다”*라고 적혀있지만, 아이는 이것을 *“B라는 결과가 나온 이유는 A 때문인데, 예를 들면...”*이라고 **자신의 언어로 번역(Translation)**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눈은 책을 보고 있지만, 뇌는 끊임없이 정보를 분해하고 재조립해야 합니다. ‘정의’가 무엇인지, ‘조건’이 바뀌면 어떻게 되는지,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책을 참고하여 엉성하게나마 자신만의 ‘논리 뼈대’를 세우는 이 과정, 이것이 태건과학이 말하는 진짜 공부의 시작입니다.

◇ ‘편안함’은 성적을 갉아먹는 독(毒)입니다

많은 학생이 성적 정체기에 빠지는 이유는 학원에서 제공하는 ‘편안한 시스템’에 안주하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이 떠먹여 주는 요약 프린트를 달달 외우고, 익숙한 유형의 문제만 풀며 “나 오늘도 공부했다”는 만족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성적은 불편함 속에서 성장합니다. 내가 책을 보고 재구성한 설명이 논리적인지 선생님과 치열하게 따져 묻고(Review), 틀린 보기가 왜 틀렸는지 이유를 서술해 보고(Navigate), “만약 조건이 바뀌면 어떻게 될까?”를 고민하는 과정은 머리를 지끈거리게 합니다. 특히 서술형 비중이 큰 위례 지역 고교의 내신 기출 문항처럼, 개념을 적용하여 논리적인 문장을 완성해 내는 훈련은 아이들에게 큰 인내심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근육이 찢어지는 고통 후에 더 단단해지듯, 우리 아이들의 뇌도 정보를 쥐어짜 내는 고통(Active Recall, 능동적 회상) 속에서 비로소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전환됩니다. 태건과학은 아이들을 적당히 관리하여 안심시키는 곳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보조 바퀴(Open Book)’를 달아주더라도, 결국엔 스스로 달릴 수 있도록 이 치열한 사고의 과정을 끝까지 완주하게 돕는 ‘페이스메이커’입니다.

◇ 태건(太建)과 함께라면, 거친 파도도 넘을 수 있습니다

이제 아이의 공부 방식을 점검해 주세요. 단순히 학원에 왔다 갔다 하며 강의를 ‘관람’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말입니다. 정답을 맞히는 수동적인 ‘학생’이 아니라, 지식의 구조를 스스로 세우는 능동적인 ‘지식의 설계자(Architect)’로 키워야 합니다.

지금 아이에게 물어봐 주세요. “오늘 배운 걸 엄마한테 설명해 줄 수 있니?”

만약 아이가 머뭇거린다면, 혼내지 마시고 책을 펴게 해주세요. 그리고 베끼는 것이 아니라, 서툰 솜씨로라도 자기 생각을 ‘건축’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그 설계도가 완성되면, 어떤 난이도의 시험이 와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성적의 집을 짓게 될 것입니다.

아이 혼자서 교과서의 문장을 뜯어고치고 백지 위에 논리를 세우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막막하고, 때로는 도망치고 싶을 것입니다. 위례와 송파의 높은 내신 장벽, 그리고 통합과학이라는 새로운 입시의 파도 앞에서 아이 혼자 감당하기엔 벅찰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크게 세운다(太建)’는 제 이름처럼, 아이들의 머릿속에 흔들리지 않는 지식의 거대한 건축물을 세우는 그 여정, 태건과학이 가장 앞에서 이끌겠습니다. ‘배울 학(學)’만 하지 말고, 스스로 ‘익힐 습(習)’을 해서 내 것으로 ‘세우는(建)’ 공부. 그 치열한 과정을 견뎌낸 아이만이, 결국 입시라는 거친 파도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조태건 원장(입시과학 전문가)

조태건 원장(입시과학 전문가)

위례 태건과학학원
송파내일 기자 twozero90@naeillm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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