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업기술로 식량주권 지키는 국가 2 몽골

방목으로 망가진 축산업, 사료산업으로 회복

2026-02-12 13:00:06 게재

인구수 보다 많은 가축, 목초지 황폐화 … 가축사료 공급으로 젖소 75%, 비육우 37% 생산 증가

한국농업기술이 세계 각국으로 전파되고 있다. 포괄적 해외원조 사업에 들어가지만 한국에서 장기간 농업기술을 연마했던 농업전문가들의 진출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평생 한국농업 현장을 지켰던 전문가들이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코피아·KOPIA)을 통해 각국 식량주권을 소리없이 뒷받침하고 있다. 코피아 활약으로 부유해진 세계 각국의 농업 현장을 2회에 걸쳐 지면에 담는다. <편집자주>

몽골에서 가축은 7000만마리(2024년말 기준)로 인구수보다 많다. 축산업이 곧 국가경쟁력인 국가다. 국가 전체 농업 총생산 중 86%가 축산업이다.

몽골은 완전 방목을 통한 축산업을 유지해왔다. 이런 방식은 점차 경쟁력이 떨어져 축산정책의 일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방목을 하다보니 목초지가 지속적으로 황폐화되고 가축 체력도 저하됐다. 이같은 구조적 문제로 사료산업도 발전하지 못해 축산업 전반의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다.

몽골 정부는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한국의 축산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 몽골의 ‘비전 2050’을 통해 축산업을 국가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시작한 것이다.

우선 필요한 것이 사료 생산기반을 만들고 가축을 개량하는 기술이었다. 몽골 정부는 자국의 축산정책 방향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한국 축산기술을 꼽았다. 몽골 정부는 한국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코피아)를 통해 몽골 축산업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몽골 현지에 사료 생산기반 마련을 위해 조성된 코피아 벼 재배기술 시험장. 사진 몽골 코피아센터 제공

◆한국 축산품 몽골 수출길도 열어 =

몽골 코피아센터는 축산 사업을 통해 몽골의 기후·사육 환경에 적합한 사료 생산 기술과 가축 사양 기술을 단계적으로 보급해 왔다.

몽골은 우선 보리 귀리 호밀 등 사료작물을 혼파하는 재배기술이 필요했다. 코피아센터는 몽골 환경에 맞는 조사료 생산모델을 찾아 적정 수확시기를 과학적으로 구명하고 발효사료 제조 기술을 함께 보급했다.

이 기술은 몽골 파르티쟌, 아르가란트, 하르허름, 산토 등 4개 지역 80개 농가를 대상으로 시범 적용했다. 그 결과 시범농가 사료 자급률은 100%에 도달했다.

이와 함께 발효사료를 3가지 개발해 보급했다. 사료 품질이 대폭 개선되면서 가축 산유량이 최대 75.6% 증가하고 지육률도 37.8% 수준까지 개선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현지 농가들은 이 기술로 인해 축산 소득이 대폭 증대됐다. 참여 농가 소득은 사업 이전 대비 233~414%까지 증가했다.

이같은 성과는 한국의 축산업에도 수출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오명규 몽골 코피아센터 소장은 “정부 뿐 아니라 몽골 기업에서도 한국 축산기술 전수를 요청하고 있다”며 “몽골 중견기업 대표들과 한국 축산선진 산업체를 방문해 양국 산업 공동 발전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축산제품인 가축개량 정액과 수정란을 한국산 최초로 2025년 몽골에서 수입을 허가했다. 가축개량에 필요한 동물약품도 올해초 허가날 예정이다.

◆젖소 75% 생산성 향상 = 이같은 성과가 나오자 몽골 정부는 한국 사료기술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기로 했다. 몽골 코피아센터는 지역별로 협동조합 설립과 시범마을 확대를 추진하는 몽골 정부에 협력해 지속가능한 사료 공급체계 구축에 나섰다.

지난해 7월 몽골 식물농업과학원에서 개최된 ‘코피아 몽골 축산 선진화 비전 출범식’을 계기로 코피아 사업은 단일 시범사업 단계를 넘어 몽골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협력 체계로 본격 확대됐다.

출범식에서는 몽골 대통령실 자문위원과 농업부 차관 등이 참석해 코피아 몽골 축산 사업을 국가 정책과 연계해 확산하겠다는 의지를 공식 표명했다.

몽골 축산사업의 변화는 코피아의 축산기술을 눈여겨 본 몽골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참여로 가능하게 된 것이다. 몽골 내 3개의 도와 4개의 군에서 80농가가 참여한 시범사업은 4개도, 10개군, 150농가로 확대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전담할 지역별 협동조합 설립도 진행 중이다.

전국 단위 가축사료 공급체계로 젖소는 75.6%, 비육우는 37.8%의 생산성이 향상됐다. 사료작물(4종 혼합)의 경우 농업기술 보급으로 시범농가 자급률 100%를 달성했다. 몽골 대통령은 코피아센터 소장에게 농업기술 전수에 대한 감사를 표명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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