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100여일 앞둔 설…여야, 민심 공략
이 대통령 “다주택자 대출 연장 공정한가” 부동산 드라이브
여당, 강성지지층 결집 … 국민의힘, 대여투쟁 수위 높이기
지방선거를 약 100일 앞두고 찾아온 설 명절을 맞아 여야가 민심 선점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연휴 직전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주택자 금융 혜택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며 부동산 정책 드라이브를 이어갔다.
여야 지도부는 각각 귀성 인사와 봉사활동으로 설 밥상 민심 공략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13일 X(옛 트위터)에 다주택자를 겨냥한 2건의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주었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다주택자에게 대출 만기가 됐는데도 그들에게만 대출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한가”라며 추가 압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집값 안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자가 주거용 아닌 투자·투기용의 다주택 취득에 금융혜택까지 주는 건 문제가 있다”며 “금융 역시 공정하고 공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등록임대주택 세제 손질에 이어 다주택자에 대한 금융혜택까지 문제 삼은 것으로, 부동산 정책 기조를 분명히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일 직접 부동산 메시지를 던져 온 이 대통령은 설 연휴 동안에도 정국 구상 시간을 갖는 동시에 SNS 정치 또한 이어갈 전망이다.
여당 지도부도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를 진행하며 설 명절 현장 민심을 청취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5000포인트를 돌파한 코스피 성과, 부동산정책의 효과 등으로 설 민심이 더욱 여당 쪽으로 기울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먼저 지지층을 단단하게 다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과 양당 대표들의 오찬 회동이 예정됐던 전날에는 강성지지층이 원하는 재판소원법, 대법관증원법을 강행 처리하면서 오찬 약속이 파기되는 단초를 제공했다. 행정통합법안까지 행안위에서 밀어붙이면서 설 민심을 끌고 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민주당 모 중진의원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엑스맨 역할을 해 주면서 민주당에 유리한 국면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래서 민주당이 과도하게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면서 다소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연휴를 앞두고 서울 중구 중림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며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5일 제주, 11일 대구와 전남 나주 등을 훑으며 현장 민심 청취를 해왔다.
이와 동시에 국민의힘은 여권이 재판소원법 등을 일방통과시킨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대여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대통령과 오찬 회동도 거부하고 본희의에 불참하는 한편 대미투자특위도 파행시키는 등 대립각도 분명히 했다. 당분간 여당의 행보를 지켜보며 일방통행식 정국 운영에 대한 비토를 확실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12일 “야당 대표 모욕이자 야당 능멸이다. 설날을 앞두고 민생을 버리고 반헌법적인 입법 쿠데타를 선택한 민주당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번 설 연휴는 지방선거 전 민심 흐름을 가늠할 첫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은 부동산·공정 프레임을 앞세워 정책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반면, 야권은 사법·입법 이슈를 고리로 정권 견제론을 부각시키며 설 밥상 여론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김형선 박준규 엄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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