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운송기사, 노동조합법상 노동자”
서울행정법원 “특정회사에 사실상 전속돼”
레미콘 운송기사들이 노동조합법상 노동자라는 하급심 판결이 나왔다. 이는 2006년 대법원 판결을 뒤집은 결정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1부(양상윤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한국노총 레미콘운송노동조합(레미콘노조)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 재심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레미콘 운송차주는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들을 조합원으로 한 원고(레미콘노조)는 노조법상 노조”라며 “이들의 ‘노동자 지위’를 부정한 중노위의 결정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운송차주들은 1~2년 단위 운송계약을 장기간 갱신하며 특정 회사에 사실상 전속돼 있다”며 “운송단가와 계약조건을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하고, 회사의 출하계획에 따라 근무시간과 장소가 결정되는 점 등을 들어 레미콘 운송차주가 노조법상 노동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레미콘 운송차주의 노조법상 노동자성을 부인했던 2006년 대법원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오라클의 이동렬 변호사는 “학습지 교사를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한 2018년 대법원 판결 이후 근로자성을 폭넓게 인정해온 기조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레미콘노조가 2024년 삼표산업 등 레미콘 회사 111곳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회사는 이들이 노동자가 아니라며 노조법에 따른 단체협약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았다. 레미콘노조는 노동위원회에 이를 시정해달라고 신청했지만,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 모두 레미콘 운송차주가 노조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