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순환매 법칙 ‘구리·알루미늄’ 주목

2026-02-19 13:00:02 게재

비철금속 투자

비중 확대 권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그동안 랠리를 주도했던 금과 은 등 귀금속 대신, 산업용 원자재인 구리·알루미늄 등 비철금속이 바통을 이어받는 ‘순환매’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구리 가격이 톤당 18000달러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며 비철금속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최근 구리 가격은 장중 한때 톤당 1만4000달러를 상회하며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다. 이는 공급 측면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탓이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주요 5대 광산의 생산 가이던스가 하향 조정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세계 최대 구리 광산인 칠레의 에스콘디다(Escondida)와 살디바르(Zaldivar) 광산이 노조 파업에 따른 도로 봉쇄로 수급에 차질을 빚었다.

더 큰 문제는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다. 광산 노후화로 인해 채굴량은 늘어도 실제 추출되는 구리의 함량(품위)은 떨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구리 1톤을 만드는 데 광석 50톤이면 충분했지만, 현재는 140톤 이상이 투입되어야 하는 실정이다.

칠레 국영 기업 코델코(Codelco)는 광산 노후화로 인해 생산량이 정체될 것이라 경고하며, 신규 광산 탐사부터 채굴까지 10~15년의 긴 시차가 발생하는 점을 공급 위기의 핵심으로 꼽았다. 더딘 공급과 달리 수요는 혁명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가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자체의 수요보다, 이들에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초고압 송전 설비 인프라 확충이 구리 수요를 폭발시키고 있다.

전기차 시장 역시 보조금 축소와 규제 완화로 기대감은 다소 낮아졌으나, 내연기관차 대비 월등히 많은 구리가 투입되는 구조적 변화는 변함없는 사실이다. 최근 시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1대당 들어가는 4~8kg의 구리 수요까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접근한다는 것은 이미 시장에 강력한 유동성과 투기 수요가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다만 톤당 1만달러를 훌쩍 넘어선 구리 가격은 가공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알루미늄으로의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다. 알루미늄은 구리보다 전도율은 낮지만, 구리 1톤을 알루미늄 2.5톤으로 대체할 수 있다.

최 연구원은 가전, 전자기기, 건설 현장 등 전체 구리 수요의 65%에 달하는 분야에서 알루미늄 대체가 활발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구리가 가격 상단을 열어주면, 알루미늄이 저평가 매력을 바탕으로 뒤따라 상승하는 ‘키 맞추기 랠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 연구원은 “구리에 대한 비중은 늘리되 알루미늄과 함께 늘릴 것”을 권고했다.

최 연구원은 “유동성이 본격 반영될 경우 구리 가격은 18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알루미늄으로의 대체 수요와 하반기 에너지 섹터로의 자금 이동 가능성을 고려해 연말까지는 자산별 상대 성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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