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보다 예방’ 보험사 특약 경쟁
중증질환 치솟는 의료비
보험사·가입자 부담 가중
“예방 강화하면 모두 이익”
최근 보험업계가 장기 건강상품에 예방 특약을 속속 탑재하고 있다. 대개 보험사들은 가입자가 의료기관으로부터 질병을 진단 받으면 진단금, 치료·입원·간병·수술 등 의료비를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그동안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증액하는 경쟁을 벌였지만 변화를 꾀하고 있다.
20일 보험업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교보더블업여성건강보험 (무배당)’ 상품의 ‘(무배당) 특정자궁질환보장특약’을 탑재했다. 이 특약은 여성의 특정자궁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목적으로 한 ‘급여 초음파 검사’의 지원비를 연 1회 보장한다. 생명보험협회는 독창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 특약에 대해 교보생명이 6개월간 독점 판매할 수 있는 배타적사용권을 부여하기도 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유전성 여성암 진단·치료를 위해 특정 유전성유전자검사,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방식의 유전성유전자패널 검사 등의 비용을 보장하는 특약을 선보인 바 있다.
일반적인 건강보험상품의 보장은 질병이 발생한 후 사후보장에 집중됐다. 하지만 중증화가 된 이후에는 치료 및 회복이 어렵다. 아예 사전에 질병에 걸리지 않거나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돕는 게 더 이익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모니모 전용 ‘삼성 시그널 건강보험’ 가입자들에게 DTC(Direct To Customer) 방식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입 1개월 이후 정상계약을 유지하면 계약일로부터 1년 이내 신청 가능하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가입자가 취약한 질병을 예측할 수 있다. 유전자를 통한 가계 내력을 확인해 예상되는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표적인 성인병인 당뇨를 예방하는 연속혈당측정기 보장도 등장했다. 한화생명 ‘H당뇨보험’에 탑재되는 ‘당뇨병질환 연속혈당측정기 비용지원’ 특약이 대표적이다. 당뇨 진단을 받은 고객이 질병 관리를 위한 연속혈당측정기(GCM,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를 사용할 경우, 기기 비용을 연 1회 보험금으로 지원한다.
치매 예방 특약도 눈길을 끈다. 하나손해보험은 최근 ‘하나더넥스트 치매간병보험’에 탑재되는 치매 ‘신경인지기능검사 지원비’ 특약을 내놨다. 치매 진단을 받기 전단계에서 가입자에게 신경인지기능검사 비용을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험 가입 후 1년이 지난 뒤, 의료진의 필요 소견에 따라 경도인지장애 또는 신경인지기능 등 정해진 검사를 받은 경우, 최초 1회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신한라이프도 앞서 출시한 치매보험에서 평소 관리를 잘하는 가입자들에게 보험금을 증액 지급하는 특약을 내놓은 바 있다. ‘신한치매간병보험 ONE더케어’ 상품에 ‘중증치매리워드플러스진단특약(무배당)’ 특약이다. 이 특약에 가입하면 만 60세 이후 치매안심센터 검진에서 정상 판정을 받을 경우 중증치매진단금이 2년마다 5%씩 최대 50%까지 늘어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은 물론 손해보험업계도 장기상품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건강보험상품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며 “한동안 헬스케어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고객 건강관리를 도왔지만 실질적 조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행 의료체계에서는 가입자는 물론 보험사도 치솟는 의료비를 따라가지 못한다”면서 “보험사와 가입자 모두 부담을 줄이려면 예방 단계를 강화하는게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