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 대법원 제동에도 관세정책 유지·강화

2026-02-23 13:00:34 게재

무역법으로 우회 … 한국 등 주요 무역적자국 사정권

연방대법원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미국 행정부가 관세정책을 유지·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재무부는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122조를 동원해 기존 상호관세 공백을 메우겠다고 밝혔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적자국이 조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연방대법원(SCOTUS) 관세 판결’ 관련 브리핑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2월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오전 미국 연방대법원은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에 한해 적용되는 법률을 근거로 광범위한 긴급 관세를 부과한 것은 권한을 초과한 것이라고 판결했다. UPI = 연합뉴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ABC 인터뷰에서 브라질과 중국에 대해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 여러 국가의 과잉 생산 능력도 조사할 것”이라며 보조금과 공급 과잉이 세계 가격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301조는 교역 상대국의 불공정 관행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그리어 대표는 “현재 중국산 제품 평균 관세율은 약 40% 수준”이라며 “필요하면 다른 수단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협정이 무효라고 말하는 국가는 없다”며 관세소송과 무관하게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에 위법 판단을 내렸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세계에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고 이후 15% 인상 방침을 밝혔다. 122조는 국제수지 문제 대응을 이유로 최대 150일간 15%까지 관세를 허용한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CNN 인터뷰에서 “122조는 가교 역할”이라며 “그 기간 232조와 301조 조사를 마무리하면 5개월 후에도 동일한 관세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232조는 국가안보를 근거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조항이다.

USTR은 301조 조사가 “주요 교역 상대국 대부분을 포괄할 것”이라고 밝혀 미국의 주요 무역적자국 가운데 하나인 한국도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대미수출 구조와 산업 보조금 정책, 특정 품목의 시장 접근성이 검토 범위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행정부는 이번 조치의 목적을 “미국 산업과 농가 보호”로 설명한다. 중국의 희토류 공급, 약속된 물품 구매 이행 여부 등도 점검 대상에 포함된다.

정책 강행과 달리 미국 내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다. 최근 워싱턴포스트와 ABC 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39%에 그쳤고, 관세정책에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4%였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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