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가드’로 묘목생존율 높인다
자람 개발한 묘목보호구, 온·습도 유지 뿌리활착 도와 … 선진국선 표준장비로 활용
척박한 산에서 조림은 쉽지 않는 일이다. 토양이 깊지 않고 충분한 수분도 공급되지 않는다. 매서운 바람과 강한 자외선은 뿌리 활착을 방해한다. 묘목의 초기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산림관리 전문기업 자람(대표 최병채)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자체개발한 묘목보호구 ‘트리가드’(Tree Guard) 덕이다. 특허도 획득했다. 일부 산림에 적용한 결과, 효과도 확인됐다.
24일 자람에 따르면 트리가드는 어린 묘목을 보호하는 ‘광투과성이 있는 반투명 플라스틱통’이다. 식재 직후의 어린묘목에 씌우면 바람 자외선 야생동물 등으로부터 묘목을 보호하고 초기성장을 돕는 보호구다.
트리가드는 △미니온실 효과 제공 △바람에 의한 쓰러짐 방지 △습도 유지 △야생동물 피해 차단 △풀베기 피해 보호 등이 장점이다.
트리가드 핵심기술은 광학제어에 있다. 빛의 파장을 선별적으로 투과시켜 묘목 성장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자외선(UV)은 차단하고 청색광을 투과시켜 광합성을 활성화시킨다.
적색광을 조절해 과도한 길이생장을 억제한다. 이는 영양분이 뿌리 활착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특수 소재와 구조적 설계로 강한 내구성과 유연성으로 장기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특수 소재는 태양광 자외선에 의해 변색과 열화를 방지한다. 높은 인장강도는 야생동물의 물리적 공격이나 외부 충격을 견디게 한다. 유연성은 강한 바람이나 폭설에 눌려도 기능복원이 빠르다.
최병채 대표는 “트리가드는 단순한 보호구를 넘어 어린 묘목이 성목이 될 때까지 완벽하게 보호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과학적 묘목생육 모듈’”이라고 설명했다.
묘목보호구는 1980년대부터 영국 미국 독일 일본 등 산림선진국에서는 조림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표준장비로 활용되고 있다. 선도 기업들은 40년 이상의 연구를 통해 묘목보호구가 묘목의 활착률을 평균 약 25% 이상 향상시킨다는 자료를 축적했다.
반면 한국은 지형적 특성과 기존 사업체계에 얽매여 묘목보호구 도입이 채택되지 않고 있다. 최근 대형산불 피해지의 낮은 활착율로 인해 묘림보호구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자람은 이미 현지시공에서 트리가드 효과를 증명했다. △경북 울진(굴참나무 상수리) △전남 여수(황칠 편백) △경북 구미(풀푸레나무) △강원도 평창(잣나무) △제주도 수악오름탐방로 사슴피해지 △전북 새만금간척지(포플러나무) 등이다.
최 대표는 산림전문가다. 1997년 산림조합에 입사했다. 2011년 조합을 퇴사한 후 순천향림국유림영림단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다. 그동안 산림관련 일을 하면서 묘목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것에 의구심을 가졌다.
13년전 자람을 창업하면서 문제해결에 나섰다. 국내외 논문을 뒤지며 공부했다. 일본현지도 답사했다. 노력한 끝에 조림하는 활엽수 묘목의 고사원인이 자외선 바람 습도 등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외국논문을 읽다 묘목보호구를 알게 됐다.
‘트리가드’는 이렇게 탄생했다. 활엽수 묘목이 안정적으로 활착하려면 5년정도 걸린다. 트리가드는 5년 후 회수해 재활용한다.
최 대표는 “나무는 심는 것보다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