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국힘, 지선 반전카드는…지지층 결집? 중도 확장?

2026-02-24 13:00:02 게재

당 지도부 “2022년 지방선거 투표율 50% 불과, 지지층 결집 유효” 전문가 “사전투표로 투표율 상승, ‘지지층만으로 승리’ 문법 깨져”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전략을 놓고도 충돌하고 있다. 친한계(한동훈)와 소장파, 오세훈 서울시장은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혀야한다”고 주장하지만, 장동혁 대표측에서는 “지지층 결집이 우선”이라고 맞선다. 장 대표측은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지지층만 확실히 결집시키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선거 전문가는 지지층 결집론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공천 혁신 말하는 장동혁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혁신 서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24일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전략을 놓고도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친한계·소장파와 함께 ‘절윤(윤석열과의 절연)’을 요구하고 있는 오세훈 시장은 지난 14일 MBN ‘뉴스와이드’에 나와 “민심의 바다인 중도층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노선으로 빨리 전환해야 한다”며 “평소 정치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 이른바 중도층 혹은 스윙보터는 지금 우리 당 노선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이기려면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으로 지지 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도층 지지를 얻으려면 ‘절윤’이 급하다는 것이다. 오 시장의 절박함은 여론조사에서도 읽을 수 있다. 한국갤럽 조사(10~12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중도층 표심은 민주당 41%, 국민의힘 17%였다. 국민의힘이 민주당 절반에도 못 미친 것이다.

장동혁 지도부 생각은 다르다. 당 지도부는 지방선거 투표율에 주목한다. 국민의힘 주류 관계자는 “투표율이 70~80%에 달하는 대선과 총선은 중도층을 잡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 대선과 총선은 중도확장론이 맞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50%에 불과하다. 2022년 지방선거는 50.9%였다. 50% 투표율은 정치 고관여층 선거라는 의미다. 여야 지지층만 투표했다는 얘기다. 지방선거는 중도확장 전략보다 지지층 결집 전략이 더 유효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동혁 지도부는 이 같은 지지층 결집 전략을 위해 △친한계 징계 △절윤 거부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장 대표는 23일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 무기징역 선고에 대해 국민의힘 지지층 다수가 비판적이라는 당내 여론조사를 거론하면서 “50%대의 낮은 지방선거 투표율을 고려하면 강한 지지 기반을 확고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 전문가는 장동혁 지도부와 다른 판단을 내놨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2022년 지방선거는 진보층이 패색이 짙어지자 대거 기권하면서 투표율이 급락했던 특이한 사례다. 2007년 대선과 비슷한 경우다. 이 같은 특수한 사례를 (전략 구상의) 기준으로 삼는 건 무리”라고 지적했다. 실제 2018년 지방선거 투표율은 60.2%였고, 2014년 지방선거는 56.8%에 달했다. 2022년 지방선거가 유독 투표율이 낮았던 것이다. 윤 대표는 “(장 대표측이 주장하는) 지지층 결집 전략은 투표율이 30~40%인 재보궐선거에나 적용되던 얘기다. (지난 2013년) 사전투표가 도입된 이후에는 투표율이 높아졌기 때문에 지지층 결집의 의미가 줄어들었다. (투표율이 높아져) 고정 지지층만 가지고 승리할 수 있다는 문법은 깨진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6.3 지방선거 투표율 예측을 통해 지지층 결집론을 거듭 반박했다. 윤 대표는 “사전투표가 생긴 이후 지방선거 투표율도 60%대에 가까워졌고 60%를 상회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이번 선거의 경우 여당의 승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 때문에 진보층이 대거 투표장에 나오고 보수층 투표율은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런 판국에 2022년 지방선거 투표율을 근거로 한 (국민의힘의) 지지층 결집 전략은 구석기 시대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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