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체포안 가결…공천헌금 파장
3억2200만원 오간 의혹
‘공천헌금 1억 원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선우 의원(무소속·서울 강서갑)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출석 의원의 절반을 넘긴 164명이 찬성표를 던졌는데, 민주당 의원 상당수도 찬성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공천헌금 시비를 감싼다는 비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회에 따르면 이날 표결에서 재석 263명 중 찬성 164명, 반대 87명, 기권 3명, 무효 9명으로 강 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앞서 국민의힘·개혁신당·조국혁신당 등은 ‘찬성 표결 권고’를 당론으로 정했다. 민주당은 공천헌금 의혹이 시스템이 아닌 개인 차원의 문제라고 선을 그으며 강 의원을 제명했으나, 체포동의안 표결은 의원 개개인의 자율 판단에 맡겼다.
국회의 체포동의안 의결에 따라 강 의원은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게 된다. 강 의원은 지난 2022년 1월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용산의 한 호텔에서 김경 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공천 대가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 의원은 이날 신상 발언에서 혐의 내용에 대해 상세히 언급했다. 강 의원은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이 든 쇼핑백을 받은 데 이어, 이후 후원금 전달이나 의원실 독대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금품 전달 시도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는 서울시의원 공천에 이은 구청장 출마 지원 명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5차례에 걸쳐 총 3억2200만원을 반환했다”고 주장했다.
공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회의원에게 돈 봉투가 전달되고 실제 공천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내세운 ‘시스템 공천’의 실효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었다. 강 의원은 의혹 제기 후 민주당을 탈당했으나 당 차원에서 제명 처분을 내린 상태다. 민주당 역시 해당 의혹의 심각성을 무겁게 받아들인 결과로 해석된다.
국회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서울 구로을)은 25일 공천헌금 범죄의 공소시효를 현행 6개월에서 5년으로 늘리고, 선출직 공직자의 정치후원금 기부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을 ‘매관매직 공천’으로 규정하며 김병기 전 원내대표 등 관련 의혹 전반에 대한 특검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현역 국회의원이 독점하고 있는 지방의원 공천 시스템의 근본적 개선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24일 성명을 통해 “본질적인 문제는 국회의원이 공천관리위원이 되어 지방의원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점”이라며 “상향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당 기득권 체제에서 ‘2인 선거구’ 등이 유지되는 한 국회의원 줄대기와 공천 가격표 현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의 즉각적인 지방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