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경기장 논란, 6년째 멈춘 행정

2026-02-25 13:00:01 게재

위법 인지하고도 계약 유지

중앙정부 관리 공백도 문제

인천시 문학경기장 관리위탁 논란이 6년째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장기화하고 있다. 정부합동감사에서 위법 판정을 받고 시정명령까지 내려졌지만 계약 구조는 그대로 유지됐고, 최근에는 관련 공무원들이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되면서 논란이 다시 확산되는 모습이다.

25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문학경기장 불법 임대 문제의 핵심은 ‘시정명령 이후 왜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았느냐’에 있다. 지방정부의 판단과 중앙정부의 사후 관리가 동시에 멈춰 서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법 판단 뒤에도 계약 유지 = 문학경기장 논란은 2013년 인천시가 당시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와 체결한 관리위탁 계약에서 시작됐다. 행정재산과 일반재산을 구분하지 않은 채 일괄 위탁이 이뤄졌고, 일반재산에 대해서는 공유재산법상 금지된 전대 구조까지 허용됐다.

이 과정에서 민간사업자 에이치에스에프(HSF)는 2017년 SSG로부터 문학경기장 동측 일반재산 약 1만2000㎡(약 3630평)를 전대받았고, 이후 약 108억원을 투입해 대수선 공사를 진행하고 직영·임대 사업을 운영했다. 그러나 일반재산 전대가 위법이라는 판단이 나오면서 사업은 중단됐다. 관련 근로자 1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2019년 정부합동감사에서 행정안전부는 이를 위법으로 판단하고 계약 해지와 수사의뢰 등 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2023년에는 오히려 2028년까지 이어지는 ‘3차 계약’을 체결했다. 인천시는 소상공인 보호와 행정 신뢰성 유지를 이유로 계약 유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위법 인지했지만 손 못 대” = 논란을 키운 것은 인천시 내부 문건과 회의 녹취록이다. 시의회 보고 문서에는 전대 문제와 소송 가능성이 명시됐고, 회의 발언에서도 “전대가 안 된다”는 위법성 인식이 확인됐다.

실제로 인천시는 민사소송 과정에서는 계약 유지 입장을 밝히며 소상공인 보호를 이유로 들었지만, 소송 종료 이후에는 전대 구조가 위법하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하면서 ‘이중 행정’ 논란도 불거졌다.

결국 인천시가 계약의 위법성을 알고도 법적 분쟁과 손해배상 부담 등을 이유로 현 구조를 유지해 온 셈이다. 이 과정에서 동측 상가는 장기간 방치 상태에 놓였고 사업자는 사업 중단과 함께 손실을 떠안게 됐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계약 분쟁을 넘어 지방정부의 공유재산 관리 구조가 안고 있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정명령이 내려졌음에도 실제 이행 여부를 점검하거나 후속 조치를 강제할 장치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이 사안과 관련해 인천시와 행안부 관계자 20여명이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된 상태여서 향후 수사 결과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쟁점은 위법 여부 자체보다 ‘누가 언제 어떻게 정상화 책임을 져야 했느냐’로 모아진다. 지방정부의 정책 판단과 중앙정부의 감독 책임 사이에서 발생한 공백이 이번 사안을 장기화시켰다는 분석이다.

한 지방정부 관계자는 “지방정부 자율성을 존중하더라도 정부합동감사 결과가 장기간 이행되지 않는 경우에는 중앙정부 차원의 점검과 조정 기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사 결과가 권고 수준에 머물면 동일한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며 “행안부가 기준과 이행 절차를 명확히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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