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경찰 모독’ 예능 삭제 요청 검토
경찰청, 방심위 심의 병행
유족 동의 전제 수위 결정
경찰청이 순직 경찰관의 사망 경위를 예능 소재로 사용해 논란이 된 방송에 대해 방영분 삭제 요청과 심의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제작사에 공식 사과와 문제 회차 편집 또는 삭제를 요구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요청도 병행하는 방안이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논란은 디즈니플러스 예능 ‘운명전쟁49’ 2화에서 2004년 피의자 검거 과정에서 순직한 고 이재현 경장의 사인을 맞히는 미션이 진행되면서 불거졌다. 추리 과정에서 저속한 표현이 사용되고 진행자가 이를 반복 언급하면서 고인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찰직협은 “순직 공무원의 희생을 유희의 소재로 삼았다”며 영상 삭제와 출연진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지적도 내놨다.
경찰청은 유족 동의를 전제로 대응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식 사과 요구와 방영분 조치, 심의 요청을 함께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출연자와 제작진은 잇따라 사과했다. 진행자는 “고인을 언급하는 자리에서 신중하지 못했다”고 밝혔고 제작진도 “사전 배려가 부족했다”고 했다. 다만 경찰 내부에서는 사과와 별개로 순직 공무원 관련 콘텐츠 제작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같은 회차에서 순직 소방공무원 사례도 추리 소재로 사용되면서 소방공무원노조와 유족 반발이 이어졌다. 유족 일부는 방송 삭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순직 공무원 관련 콘텐츠 제작 시 최소한의 존중 기준과 사전 협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심의 결과와 제작진 후속 조치에 따라 제재 여부와 수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