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정개특위…진보 야4당, 민주당 압박
1월 늑장 출발했는데도 두 달 동안 지지부진
민주, 입법 독주·국힘, 내분이 원인으로 거론
더불어민주당이 입법 독주에 몰두하고, 국민의힘이 심각한 내분을 겪으면서 선거구 획정 등을 논의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겉돌고 있다. 이에 정치개혁을 줄기차게 요구해 온 진보 야4당이 조속한 가동을 촉구했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조국혁신당 등 진보 야4당 원내대표들은 25일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본격적인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요구했다. 이날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6월 지방선거를 ‘내란 종식과 대한민국 정상화 완성’으로 규정한 만큼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정치개혁이 뒤따라야 한다”면서 “선거제도를 그대로 둘 경우 권력 집중과 민의 왜곡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진보 야4당은 지난 9일에도 한병도 원내대표와 송기헌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 등을 만나 조속한 가동을 압박했다. 늑장 출발한 정개특위는 지난달 13일 첫 회의에서 위원장과 간사를 선임한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현안 등을 청취했지만 선거구 획정과 정치개혁 현안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다행히 지난 23일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열어 행정안전부로부터 6.3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 관련 보고를 듣고 후속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빠른 합의에 도달할지 불투명하다. 선거구 획정은 선거일 180일 이전까지 확정해야 하는데도 시한을 넘겼다.
정개특위가 겉도는 배경은 압도적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입법 독점에만 몰두하면서 야당과 강한 대치를 이어온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분당에 가까운 내분을 겪으면서 협상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도 원인으로 거론됐다.
정개특위는 민주당 9명과 국민의힘 8명 등으로 구성돼 양당의 협조 없이는 정상적인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진보 야4당과 시민단체 등이 요구한 △3~5인 중대선거구제 도입 △광역·기초단체장 결선투표 도입 △비례대표 의석 비율 현행 10%에서 20~30%로 확대 등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 정치개혁을 요구해 온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청래 대표가 약속했는데도 아무것도 진척된 게 없다”면서 “야4당과 논의해 민주당을 압박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불만을 얘기했다.
정개특위 논의가 늦어지면서 지방선거 혼란도 예상된다.
우선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10월 헌법불합치 결정한 전북 도의원 선거구 획정이 시급하다. 당시 헌재가 입법 개선 시한을 지난 19일로 정했는데도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이에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이 지난 24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찾아 ‘도의원 정수 확대 및 선거구 획정 개선 촉구 건의문’을 전달했다.
강원도 역시 선거구 인구 상한을 초과한 춘천1과 원주1 선거구를 비롯해 인구 하한에 미달한 영월2 선거구의 조정 가능성이 높아 정개특위 논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지방선거 전 선거제도 개편에 부정적”이라며 “한병도 원내대표가 진보 야4당에게 협조를 약속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