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일자리 빼앗았나…고용통계는 “아직”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
고노출 직업군 고용 ‘견조’
‘자동화’보다 ‘증강’ 시각도
최근 1~2년 사이 IT업계를 휩쓴 대규모 구조조정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본격적으로 대체하기 시작한 신호탄일까, 아니면 경기 둔화 속에 코로나19 시기 이뤄졌던 과잉 채용을 정상화하는 과정일까.
생성형 AI 등장이 노동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아직 국내 시장에서는 ‘AI에 의한 고용 감소’가 통계상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고숙련 전문직을 중심으로 생성형 AI가 인간의 능력을 대체(자동화)하기보다는, 업무를 보완하는 ‘증강’ 도구로 활용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5일 낸 ‘생성형 AI 고노출 직업 현황과 최근 청년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AI 기술 노출도가 높은 직업군의 고용 추세는 저노출 직종에 비해 특별히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청년층의 경우 고노출 직업 취업자 수는 2022년 하반기 이후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50세 이상 장년층에서도 고노출 직업군은 챗GPT 출시 전후를 막론하고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만약 생성형 AI가 인간 고용을 대체하기 시작했다면 고노출 직업의 성장 속도가 2022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꺾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러한 양상이 취업자 추세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노출 직업의 구인 규모가 줄어든 측면은 있지만 보고서는 이를 AI의 영향으로만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모든 직업군의 구인 규모는 이미 2022년 상반기부터 하락세였으며, 2022년 11월 이후 고노출 직업의 구인 감소세가 특별히 더 가팔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생성형 AI보다 앞선 다른 요인에 의해 고노출 직업의 노동 수요가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다만 청년 채용에서 직업별 차이는 있었다. 텔레마케터나 회계·경리 사무원 등 직종은 채용이 감소했으나 금융·보험 전문가나 작가·통번역가 등은 오히려 채용이 늘어났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직종은 전 직업 평균과 유사한 채용 추세를 유지했다.
현시점까지의 통계는 AI와의 ‘보완 관계’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최근의 흐름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생성형 AI의 빠른 발전속도를 고려하면 불과 1~2년 후의 영향도 현재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