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 압수 비트코인 유출 피의자 2명 검거

2026-02-26 13:00:26 게재

경찰, 21억원 이동 경위 추적 중

관리 지침 위반 사실도 밝혀져

서울 강남경찰서가 보관하던 압수 비트코인을 외부로 빼돌린 피의자 2명이 붙잡혔다. 기관 전용 지갑으로 옮기지 않고 외부 저장장치에 보관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관리 지침 위반과 내부 통제 공백이 동시에 드러났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강남경찰서 보관 가상자산을 유출한 피의자 2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강남서가 확보한 비트코인 22개를 외부 지갑으로 이체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경찰관은 아니며 당시 코인업체 해킹 사건과 연관된 인물로 파악됐다. 경찰은 해킹 가담 여부와 공범 존재, 자산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유출된 비트코인은 2021년 11월 해킹 사건 수사 과정에서 임의제출 형태로 확보된 것이다. 시세 기준 약 21억원 규모다. 이동식 저장장치 형태의 오프라인 지갑은 그대로 있었지만 내부 자산만 사라졌다. 복구용 비밀문구(니모닉 코드)를 알면 실물 장치 없이도 자산을 다른 지갑으로 옮길 수 있다는 점이 악용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보관 방식이었다. 통합 증거물 관리지침은 압수 가상자산을 반드시 기관 소유 전용 지갑으로 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강남경찰서는 이를 전용 지갑으로 옮기지 않고 제3자가 제공한 외부 지갑에 보관했다. 이후 잔액 점검도 이뤄지지 않아 자산 이동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다.

해당 자산은 지침 시행 이후인 2022년 5월쯤 외부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사가 중지된 상태에서 장기간 점검이 없었던 점도 관리 공백으로 지적된다.

경찰청은 사건 이후 가상자산 압수·보관 체계를 전면 정비했다. 준비·압수·보관·송치 단계로 나눠 관리하고 단계별 책임자를 지정하는 방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의 범행 경위와 자산 흐름을 계속 추적하고 있으며 지침 위반 경위에 대한 내부 점검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실물 저장장치 중심 관리 방식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자산은 장치가 아니라 지갑 주소의 잔액으로 존재해 정기적인 잔액 확인과 복구 정보 분리 보관이 필수적이지만 기본 절차가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았다.

국회에서는 무형 자산 특성을 반영한 별도 증거물 관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된다. 디지털 자산 범죄 수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보관 체계 정비가 수사 신뢰와 직결된다는 지적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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