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행정통합 무산위기 속 네탓 공방

2026-02-26 13:00:04 게재

여야 입장차 여전히 평행선

6월 지방선거까지 이어질듯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보류를 놓고 지역 여야간 책임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여야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타협 가능성은 낮다.

26일 대전시와 충남도,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연일 상대당을 겨냥해 날을 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25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대 경제권 구축, 20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 공공기관 이전이라는 지역 발전의 핵심 동력이 멈춰 섰다”며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얄팍한 정치적 계산을 앞세워 지역의 명운이 걸린 특별법을 사장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야당에 협상을 촉구했다. 박범계 의원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고 장철민 의원은 “시간이 많지 않다. 다시 오기 어려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도 이날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지방소멸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책임있는 결단은커녕 정치적 계산에만 몰두했다”며 “지역의 미래보다 당리당략을 앞세운 무책임한 정치의 전형”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 “행정통합 약속을 뒤집은 것에 대해 시·도민에게 사죄하고 이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면서 “행정통합을 막았다면 그에 상응하는 지역발전 전략을 반드시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각각 대전시청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통합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엉터리 법안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과 김 지사는 그동안 정부여당의 특별법이 재정·권한 이양 등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며 법안의 폐기를 요구해왔다.

김태흠 지사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의 "야당과 시도의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하지 않겠다"는 발언에 대해 “편리한 유체이탈 화법이자 무책임한 책임전가”라고 했고 이장우 시장은 “정치적 계산은 입장을 갑자기 뒤바꾼 사람들이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여당의 협상 촉구에 대해서도 “국회 내에 여야 동수의 통합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실질적인 법안을 만들고 실행시기와 방법 등을 결정해야 한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대전지역 5개 자치구 단체장들도 정당에 따라 각각 성명을 내며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소속인 박희조 동구청장·서철모 서구청장·최충규 대덕구청장은 25일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성급한 입법은 지역발전의 해법이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의 출발점”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를 둘러싼 경쟁이 아니라 통합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진지한 재설계”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흔들리는 현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고, 김제선 중구청장은 “대전·충남만 역차별을 받는 상황은 결코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여야간 책임공방과 갈등이 고조되면서 지역에선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사실상 무산 수순으로 넘어간 거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야당과 시·도의회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행정통합이 결국 무산될 경우 책임공방은 6월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여당은 “책임을 분명히 따져 물어야 한다”고 밝혀 쟁점화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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