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작년 반대한 안건 재제안…주총 앞두고 입장 변화 논란
3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제출한 주주제안을 둘러싸고 입장 변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주총 과정에서 사실상 반대하거나 법적 다툼을 벌였던 안건을 다시 제안했기 때문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BK·영풍 측은 최근 고려아연에 ▲이사의 총주주 충실의무를 정관에 반영하는 안건 ▲집행임원제 도입 ▲발행주식 액면분할 등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집행임원제를 통해 감독과 집행 기능을 분리하고 액면분할로 주식 유동성을 높여 개인투자자 접근성을 제고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안건이 지난해에도 다뤄졌다는 점이다. 2024년 1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집행임원제 도입 안건이 상정됐으나 부결됐다. 당시 지분 구조와 표결 결과를 감안하면 MBK·영풍 측이 제안 취지와 달리 찬성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됐다.
액면분할 역시 지난해 임시주총에서 가결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MBK·영풍 측은 주주총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해당 안건도 쟁점에 포함됐다. 관련 사안은 현재 법적 판단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전력이 있는 상황에서 동일 안건을 다시 주주제안으로 상정한 점을 두고 업계에서는 전략 변화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 사업을 둘러싼 대응에서도 엇갈린 행보가 있었다. MBK·영풍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원칙적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도, 사업 추진 과정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해서는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이후 가처분이 기각되자 미국 내 로펌을 선임해 현지 이해관계자와 소통에 나섰다. 회사 측과 별도 협의 없이 진행된 점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최근에는 이사회 정보 관리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고려아연은 이사회 결의 이전 내용이 외부에 공유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상법상 이사의 비밀준수의무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MBK·영풍 측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양측 모두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다만 대주주의 입장 변화가 반복될 경우 시장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는 집행임원제와 액면분할을 비롯해 이사회 구성과 관련된 안건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주주들의 판단 기준은 결국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과 실행 일관성에 모일 가능성이 크다.
영풍측은 액면분할과 집행임원제 도입 등 주요 거버넌스 개선안 등에 관하여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0분의 1 액면분할은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주식 유동성을 확대하는 시장 친화적 조치이며, 집행임원제 도입은 감독과 집행 기능을 분리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