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후보군 신경전…한준호, 김동연 ‘직격’

2026-02-26 17:32:19 게재

6.3 지방선거 100일 앞두고 친명계 집중 공세

‘이재명 복심’ 김용 전 부원장도 비판 가세

“2022년 지선에서 0.15%는 기적이자 절박함이었다. 잠을 쪼개 새벽까지 전화를 돌리고 거리에 섰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소셜미디어(SNS)에 이렇게 적으며 현역 경기도지사인 김동연 지사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6.3 지방선거를 100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친명계(친이재명계) 후보군과 김 지사 사이의 신경전이 급격히 가열되고 있다.

한준호,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 출마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도지사 후보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한 의원은 ‘김동연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 이재명 덕 아냐”’라는 제목의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지금 그 기적의 주인공들이 제 손을 잡아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2년 지선에서 김 지사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0.15%p 차이로 가까스로 당선된 배경에는 친명계의 조직적 지원이 있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부각한 것이다.

발단은 지난해 2월 24일 김 지사의 방송 발언이었다. 김 지사는 이날 JTBC ‘오대영 라이브’에 출연해 “8913표 차이로 극적으로 이겼다”며 “도민의 표를 얻고 도민의 신세를 졌다고 생각하고 다른 신세는 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히려 당을 위해 내가 헌신했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즉각 한 의원의 글을 공유하며 “2022년 지방선거의 기억을 잊지 않아주셔서 감사하다. 무신불립의 마음으로 지금처럼 정진하시면 큰 성과가 있을거라 기대한다”고 꼬집었다. 김 전 부원장은 2022년 지선 당시 김동연 후보 캠프의 총괄본부장급으로 활동하며 전임 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지지 기반을 끌어오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김 지사가 취임 이후 이 대통령 측 인력을 대거 교체하는 행보를 보이며 두 사람 사이가 급격히 냉각됐다.

긴장 관계는 지난 20일 경기 수원시에서 열린 김 전 부원장의 북콘서트에서도 표면화됐다. 한 의원은 앞서 17일 SNS를 통해 “함께 싸웠던 동지들은 도정에서 배제됐고, 김용 선배를 비롯한 이재명의 사람들은 철저히 외면당했다”며 공개 비판한 바 있다. 김 지사가 북콘서트 현장을 찾아 악수를 나눴으나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돌아가자 친명계의 반응은 더욱 싸늘해졌다. 이 대통령 측근인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은 “김 전 부원장이 먼저 초청한 자리가 아니라, 김 지사가 직접 오겠다고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 전 부원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가 지난해 8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후 전국 순회 북콘서트를 열며 정치 행보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첫 행사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민주당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 등 현역 국회의원 50여명이 참석했다.

6.3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한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명계 후보군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잠룡으로 평가받는 김 지사가 독자 행보를 이어가는 한 두 진영의 신경전이 선거 국면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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