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폭파 협박 글 올린 10대 구속
카카오·삼성전자 등 14차례 테러 글
VPN 우회·타인 명의 사용, 금전 요구
카카오와 삼성전자·네이버·KT 등 대기업과 서울역을 상대로 폭파 협박 글을 올린 10대가 구속됐다. 온라인 허위 신고인 이른바 ‘스와팅’ 사건의 마지막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김주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공중협박 혐의를 받는 고등학생 A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우려가 있고 소년이라 하더라도 구속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A군은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14차례에 걸쳐 카카오·네이버·삼성전자·KT·토스뱅크·서울역 등을 폭파하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기업 본사 건물을 폭파하거나 최고경영자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특정 계좌로 금전을 요구한 정황도 확인됐다.
범행은 가상사설망을 이용해 해외 인터넷주소로 접속한 뒤 타인 명의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A군은 메신저 ‘디스코드’에서 활동하며 온라인 갈등 상대를 괴롭힐 목적으로 협박을 반복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지난해부터 이어진 스와팅 범행의 마지막 주범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같은 유형 범행으로 검거된 다른 10대들과의 연계 정황도 확인됐다. 일부 협박 글은 이미 구속된 10대의 요청으로 작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이재명 대통령 살해 협박 글을 올린 혐의로도 불구속 송치된 상태다. 당시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불구속 수사가 진행됐지만 이후 대기업 대상 협박 14건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다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경찰은 A군이 수사 혼선을 유도하기 위해 추가 협박 글을 게시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 접수된 카카오와 삼성전자 대상 협박 사건과의 연관성도 조사 중이다.
이번 사건은 온라인 협박이 실제 기업과 공공시설의 보안 대응을 유발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 허위 테러 신고가 반복되면 경찰·소방 인력과 기업 보안 자원이 투입되고 시민 불안이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과 계정 추적을 통해 추가 공범 여부와 범행 동기를 확인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