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돌아서자 홀로 남은 충남·대전
민주당, 집회·농성·삭발 공세
지역 국민의힘 “지역상황 달라”
대구·경북이 행정통합 찬성으로 선회하면서 마지막 남은 대전·충남 행정통합도 전환점을 맞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상 같은 내용의 특별법인 만큼 충남·대전만 버티기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26일 행정통합 ‘찬성’을 의결하자 충남·대전 더불어민주당은 지역 국민의힘에 대해 파상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소속 충남도의원과 15개 시·군의회 의원들은 27일 오전 충남도청 앞에서 ‘제2차 행정통합을 저지하는 국민의힘 매향 5적 규탄대회’를 개최하고 연일 압박수위를 올리고 있다. 이날 일부 의원들은 행정통합을 주장하며 삭발식을 열기도 했다.
김선태 충남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대구·경북마저 찬성쪽으로 돌아섰다”며 “큰 판이 변화할 때 우리도 올라타지 않는다면 대전·충남만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말 답답하다”며 “대전시와 충남도도 과감히 입장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전날인 26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제1차 규탄대회를 열고 다음달 3일까지 충남도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날 “지역경쟁력 확보라는 시대적 과제를 외면한 채 기득권 안주에 급급하다”며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김태흠 충남지사, 이장우 대전시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을 ‘매향 5적’으로 지목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방의원들은 국민의힘을 비난하며 입장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조상연 당진시의원은 “국민의힘과 시·도지사의 행정통합 반대 논리는 ‘시금치에 깨소금이 없다’며 밥상을 뒤엎겠다는 격”이라고 맹비난했다. 조철기 충남도의원은 “충청 발전의 백년대계를 가로막는 행위는 역사와 도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국민의힘을 겨냥했고 김희영 아산시의원은 “행정통합을 의도적으로 반대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지자체장의 즉각적인 태도변화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각 시·군 의회에서 잇따라 행정통합을 반대하는 국민의힘 규탄 기자회견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소속 천안시의원과 서산시의원은 26일, 아산시의원과 서천군의원은 앞서 25일에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통합을 주장했다. 이미 안장헌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충청발전특별위원회 총괄본부장(아산시장 예비후보)은 지난 21일부터 행정통합 완수를 촉구하며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노숙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대전·충남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도 국회 농성을 사흘째 이어가고 있다. 이들도 다음달 3일까지 행정통합을 주장하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매일 오전 9시~오후 9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여당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지만 시·도지사와 시·도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국민의힘에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이은권 국민의힘 대전시당 위원장은 2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역의 상황이 다르다. 그 지역들은 단순히 돈 준다니까 하는 것”이라며 “우리 법안보다 후퇴한 법안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후회할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통합을 한 지방정부에는 ‘4년간 최대 20조원 지원’ ‘제2차 공공기관 이전 우선권 부여’ 등 인센티브를 약속한 바 있다.
윤여운·김신일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