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소장 ‘열하일기’ 친필 초고본 보물 지정
초기 고본 4종 8책 … 연암 수정 과정·실학 사상 확인
단국대학교가 소장한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친필 초고본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27일 단국대에 따르면 보물로 지정된 자료는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이 소장한 4종 8책으로, 저자가 직접 작성한 초기 고본이다. 완성본 이전 단계의 원형을 보여 주는 자료로 문장 수정과 내용 보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열하일기’는 박지원이 1780년 청나라 건륭제 칠순을 축하하는 사절단에 참여해 한양에서 연경과 열하를 다녀온 156일 여정을 기록한 기행문이다. 청의 사회·경제·문물과 조선과의 차이를 비교하며 당시 실학 사상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대표 저작으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은 초고본이 연암과 후손의 교열 과정을 보여 주고 조선 후기 사회 인식과 실학 형성 과정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특히 정본에는 없는 서학 관련 기록과 새로운 일정이 확인돼 사료적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보물 지정 대상에는 ‘연행음청록·연행음청기’, ‘연행음청’, ‘열하일기’, ‘열하피서록’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연행음청’에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43일간의 일정이 기록돼 있으며, 한양 출발 전 준비 과정과 사절단 이동 경로 등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연암이 직접 작성한 기록에 후대 교열 흔적까지 남아 있어 텍스트 형성 과정을 보여 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연암의 저작은 정치적 이유로 간행되지 못하고 필사본 형태로 전해지다가 1932년 ‘연암집’으로 처음 활자화됐다. 석주선기념박물관은 ‘열하일기’를 포함해 연암 저작 32종 83권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번 보물 지정으로 관련 연구 기반이 확대될 전망이다.
박성순 석주선기념박물관장은 초고본을 학계에 공개해 연암 문학과 실학 연구에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