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 왕국 일본, 인프라 노후화 심각…건설 관련주 기대감 상승

2026-03-03 13:00:02 게재

2040년, 50년 이상 도로·교량 등 70% 넘어

새로운 공법으로 무장한 기업 주가 급상승

일본 정부, 국토강인화 위한 투자 대폭 늘려

일본 증시에서 건설관련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진과 태풍 등 재해가 많은 일본 열도에서 도로와 항만, 상하수도 등 노후한 인프라의 교체 수요도 커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등 건설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새로운 공법으로 산사태 보강공사, 주가 2배로 껑충 = 닛케이베리타스는 최근 "더이상 뒷방 늙은이가 아니다. 실력파 건설주가 각광받고 있다"면서 건설 및 관련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트공업은 고베대지진 당시 산사태 등으로 허약해진 경사면 등을 새로운 공법으로 보강하는 공사의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기업은 토사물 유실 등으로 발생한 경사면의 안전을 보강하기 위해 격자형 철제 케이블을 활용하고 있다.

이 방식은 일반적인 보강공사 기법인 콘크리트 타설 등에 비해 인력과 공기 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ES네트공법’으로 라이트공업의 신기술이다. 땅속 3.5미터 깊이까지 철제 볼트를 박고 지표면에 격자형 와이어를 연결해 경사면의 토사 유출 등을 방지할 수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경제성과 시공성을 동시에 높인 새로운 공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고베시 인근 고지대 경사면 2400평방미터 넓이에 600개의 볼트를 박고 사실상 반영구적으로 안전성을 담보하는 공사의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여기에 필요한 인원은 6명으로 충분했고, 공사기간은 7개월 가량 소요됐다.

1943년 터널 방수공사를 주로 하는 기업으로 창업한 이 회사는 지반 개량이나 사면 공사 등 특수토목공사로 사업을 확대해 왔다. 경영의 기본 전략은 ‘재해를 방지하고, 줄이고, 복구하는 공사’의 중요성에 주목해 시공기술의 개선과 인력을 양성하는 데 주력해왔다는 평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본의 재해대책을 위한 인프라 수요는 계속 커지고 있다”며 “기술력을 무기로 업계를 리드하고 싶다”고 말했다. 라이트공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도 대비 17% 늘어난 150억엔(약 1400억원)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영업이익률은 11% 수준으로 동종업계 평균(약 5%)을 두배 이상 웃돌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5%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실적을 기반으로 라이트공업 주가는 2024년 말 주당 2140엔(약 2만원) 수준에서 지난 2월 마지막 영업일 4380엔(약 4만원)으로 두배 가까이 상승했다.

◆지구 18바퀴 길이 수도관 개량 수요 급증 = 지난해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에서 하수도관 부식으로 인한 대규모 도로 함몰사태가 발생했다. 수도권에서 벌어진 거대한 도로 함몰은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웠고, 사고의 원인이 오래된 하수도관이 터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후 인프라 개량에 대한 요구는 커졌다.

일본 건설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비슷한 사고는 전국 각지에서 빈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프라를 유지, 수선해야 하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국토교통성 추산에 따르면, 건설한지 50년이 경과한 사회인프라의 비중은 전국적으로 2040년까지 도로와 교량은 75%까지 늘어나고, 수도관(44%) 등도 급증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6월 향후 5개년 계획으로 재해 방지를 위한 인프라 강화에 20조엔(약 186조원)을 투자하는 ‘제1차 국토강인화실시 중기계획’을 수립했다. 국토강인화 사업은 다카이치 정권에서도 계속될 전망이어서 관련 기업과 주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쓰기시마홀딩스는 1917년 창업한 물과 관련한 사회인프라를 다루는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상하수도 설계 및 건설을 주로 하고, 양수장과 하수처리장 분야에서도 일본 최고 수준의 기업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1440억엔(약 1조3400억원) 순이익은 150억엔(약 14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현재 쓰기시마의 수주 잔액은 2025년 말 기준 3317억엔(약 3조1000억원)으로 연간 매출의 두배 수준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내 수도관만 총연장이 지구를 18바퀴 돌 수 있는 정도의 길이로 앞으로 긴 시간에 걸쳐 보수와 개량을 해야 한다”며 장기간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 주가는 2024년 말 1396엔(약 1만3000원) 수준에서 최근에는 3430엔(약 3만2000원)으로 상승했다. 시가총액도 1376억엔(약 1조3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한편 건설 및 전기공사, 건설자재 등 관련 분야 기업의 주가 상승도 눈에 띈다. 방재 관련 기업에서는 후도테토라가 지난해 이후 주가가 86% 상승했다. 상하수도 관련 기업 가운데 니혼흄은 2.2배, 메타워터는 2.3배 상승했다. 전기공사 분야에서는 간덴코가 3.0배, 긴덴은 2.8배 올랐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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