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유 95% 중동에 의존…장기화시 경제타격 우려

2026-03-03 13:00:05 게재

3대 해운사, 호르무즈해협 운항 중단…석유 254일분 비축

노무라 "확전시 GDP 0.65%p 감소"…닛케이지수 이틀째 하락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에 따른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일본 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 주요 해운사가 호르무즈해협 운항을 중단한 가운데 정부는 석유 비축 상태 등을 확인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3일 미국과 이란의 전쟁 상황을 자세히 전하면서 에너지 수급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일 경제산업성을 중심으로 에너지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대책회의를 열었다. 원유 수입의 95% 이상을 중동지역에 의존하는 일본으로서는 사태의 장기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치명적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현재 일본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석유 비축량은 254일 분에 해당한다며 에너지 수급에서 당장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도 “석유 비축분의 방출에 대해 현재 상황에서는 구체적으로 예정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일본은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세계적인 원유 공급 부족에 대비해 국내 수요의 11~12일 분에 해당하는 2250만배럴을 방출했다. 일본은 다만 천연가스 수입의 경우 중동 의존도가 낮다. 정부 에너지백서에 따르면, 천연가스의 중동 의존도는 2024년 기준 10.6%에 그쳤다.

하지만 중동 정세의 불안이 장기화하고 전쟁이 확산할 경우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할 것이라는 추산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2일 이번 사태로 인해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시나리오별로 분석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로 군사적 충돌이 비교적 제한적일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77달러 수준까지 오르고, 소비자물가는 0.16%p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0.09%p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전쟁이 중동 전체로 확산하고 장기화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로 유가는 140달러까지 치솟고, 물가는 1.14%p 추가로 올라 실질 GDP가 0.65%p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닛세이기초연구소도 전쟁이 장기화되면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고 실질GDP가 0.31%p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경기 부진과 물가상승은 다카이치 총리의 공약인 음식료품 소비세 2년 감세 논의가 빨라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일본은행은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로 금리인상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라 일본 대형 해운3사는 이 해협을 통한 운항을 금지했다. 미쓰이상선은 지난 1일 “이란측 해운사로부터 어떤 선박도 해협의 통항을 금지한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쓰이상선은 해협 주변을 운항하는 자사가 관리하는 선박의 해역 진입을 금지했다. 이토추 상사도 2일 페르시아만 주변지역에서 조달하고 있는 원유와 석유제품의 출하가 일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도쿄증시는 이번 사태의 영향으로 이틀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도쿄증시 닛케이평균지수는 3일 오전 10시 4분 현재 5만7419.87로 전장 대비 1.10%(637.37) 하락 거래되고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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