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살려둔 행정통합…여야 다시 샅바싸움
3월 중순 처리 가능성 열어두고 고심
대구경북·충남대전 해법 두고 딜레마
2월 임시국회에서 무산된 대구경북·충남대전 행정통합 논의가 3월 임시국회로 넘어갔다. 두 지역 행정통합을 두고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해 처리에 실패했지만 논의의 불씨를 살려둔 셈이다.
4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2월 임시국회에서 중단된 대구경북·충남대전 행정통합 논의를 3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다루기로 했다.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에 관련 절차를 문의해 ‘3월 중 통합’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3월 중순 통합이 결정되더라도 행정 절차상 6.3 지방선거에서 단일 시장을 선출하고 7월 출범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보다 더 여유 있는 일정을 제시했다. 4월 20일 즈음에만 통합을 결정해도 선거를 치르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5월 14일 후보자 등록 일정에만 영향을 주지 않으면 된다는 것으로, 4년 전 지방선거 당시에도 4월 20일 선거구 획정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이 이뤄졌던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결국 법적으로는 4월 중순까지도 시간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마지막인 줄 알았던 기회가 다시 열리면서 여야가 두 지역 통합에 대한 합의점을 찾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첫번째 변수는 국민의힘 내부 의견 조율 여부다. 현재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통합에 찬성하고 있고, 한때 반대 입장을 보였던 대구시의회도 태도를 바꿨다. 하지만 경북 북부 지역 일부 국회의원과 경북 내 8개 기초지방의회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이 “단일한 의견을 모아오라”고 요구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또 다른 변수는 대구경북과 충남대전 통합을 분리해 처리할지 여부다. 민주당은 두 지역 통합을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대구경북 통합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충남대전 통합 문제에도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충남대전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과 의회가 있는 만큼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통합을 결정하면 (단체장·지방의회) 설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목이 국민의힘의 딜레마다. 당 내부에서는 대구경북 통합에 대해선 “꼭 필요한 일”이라는 기류가 강하지만, 충남대전 통합에 대해선 “실익이 부족하다”고 반대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문제는 이처럼 상반된 의견을 하나로 모을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대구경북에서는 “충남대전은 빼고 처리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충남대전에서는 “대구경북 때문에 일이 꼬였다”며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역시 부담이 적지 않다. 이미 전남광주 통합특별법을 통과시킨 상황에서 대구경북과 충남대전 통합이 모두 무산될 경우 특정 지역 지원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지역 국회의원들이 삭발·단식까지 하며 결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충남대전 통합을 쉽게 접기도 어렵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의 반대 기조가 분명한 만큼 설득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대전시당 관계자는 “당 차원에서 국민의힘 단체장과 지방의회를 설득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실제 통합이 성사되려면 국민의힘 지도부가 나서서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을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