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달러 부활 …'에너지 수출국' 프리미엄

2026-03-04 13:00:03 게재

유가 꺾이면 스위스프랑,

엔화 상대적 부각 가능성

이란 공습 이후 달러가 다시 대표 안전자산으로 부상했다. 로이터는 2일(현지시간) 미국의 대이란 공습 직후 달러가 급등하며 전통적인 위기 통화 지위를 되찾았다고 보도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3일 0.8% 상승한 99.08을 기록했다. 이는 전날 약 1% 급등해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데 이어 추가 상승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자 위험자산을 줄이고 달러와 미국 국채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 은행 스코샤뱅크의 외환전략가 에릭 테오레는 “오늘은 미국 달러 관점에서 전형적인 위험회피 장세”라고 말했다.

이번 달러 강세의 배경에는 미국의 에너지 지위 변화도 자리한다. 로이터는 “월요일 달러는 안전자산 수요뿐 아니라 미국이 순에너지 수출국이라는 지위에 의해 지지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석유 가격 충격이 수입 의존 경제에 타격을 주는 것과 달리 미국 경제를 보호한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중동발 유가 급등이 미국 경제에도 부담이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이자 순에너지 수출국이다. 유가가 오를수록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무역수지와 물가 부담이 커지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충격이 제한된다. 이 때문에 최근처럼 유가 상승과 지정학적 긴장이 맞물린 국면에서는 달러가 유가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거시전략회사 매크로하이브의 연구원 벤저민 포드는 “유가가 오르고 위험선호가 낮아지는 환경이 지속된다면 달러는 계속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흐름이 구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큰 상황에서 정책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운용책임자 애런 허드는 에너지와 무관한 일반적인 경기 불안이 발생할 경우 달러의 방어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달러 강세도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포드는 “그러나 유가가 하락하면 전형적인 안전자산이 다시 전면에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스위스프랑과 일본 엔화가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단기적으로 달러는 유가와 지정학적 긴장에 크게 연동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순에너지 수출국이라는 미국의 지위는 위기 국면에서 달러를 떠받치는 요인이지만, 유가가 안정되거나 하락할 경우 재정적자 등 구조적 부담이 다시 부각되며 달러 약세 기대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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