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진로, 장동혁 아닌 BTS에 달렸다?
21일 대규모 컴백공연, 운영 촉각
수십만 인파 운집, 안전 관리 비상
서울시가 오는 21일 예정된 BTS 광화문 공연의 성공적 운영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서울시는 3일 ‘서울시 안전관리위원회 제1차 지역축제 소위원회’를 열고 ‘BTS 2026 컴백쇼@서울’ 안전관리계획안을 조건부 가결했다고 밝혔다. 인파 안전관리 강화, 비상 상황 시나리오 구체화 등을 조건으로 걸었다.
◆26만명 동시 퇴장, 인파 관리 우려 =
이날 심의에 앞서 시는 BTS 공연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유관기관 합동회의도 열었다. 서울시 하이브 서울경찰청 서울교통공사 등이 참여해 교통통제, 지하철 무정차 통과, 다중인파 대응 방안 등을 사전 점검했다. 자문단도 운영하고 있다. 안전한 행사를 위해 다중운집·행사·재난 대응·공연 안전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시는 2월부터 매일, 하루에도 수차례씩 해당 공연 관련 부서별 회의 및 TF 논의를 진행 중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한 주제이지만 그밖에 당일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고려한 세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행사를 대비하는 경우는 사상 처음인 것 같다”며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윤석열 탄핵 또는 탄핵반대 집회 대응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서울시가 이처럼 자체 행사도 아닌 BTS 공연에 이른바 ‘목숨을 거는 것’은 행사의 규모와 향후 서울시에 끼칠 파급력이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와 문화계 공연업계 등에선 BTS 공연 당일 약 26만명 인파가 광화문 인근에 몰려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운집한 아미(BTS 팬클럽 명칭)들이 좋은 자리 선점을 위해 행사 수일전부터 노숙을 준비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가장 큰 우려는 퇴장 시간이다. 26만명이 동시에 퇴장할 경우 인파관리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연 분위기를 흐려가면서까지 안전 중심으로 관객 관리를 할 수도 없다는게 안전책임자들 고민이다.
광화문광장은 물론 남쪽으로는 서울시청, 동·서로는 안국역, 서대문역까지 방사형으로 포진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비공식 관객들도 문제다.
한 공연안전 전문가는 “그나마 광장에 운집해 있는 관객들은 관리가 가능하지만 광화문을 중심으로 좌우와 남북으로 흩어져 있는 일반 방문객, 비공식 관람객 등 비정형 관객들 관리가 가장 어려울 수 있다”며 “인파가 10만명 이상 모이면 집중점이 없고 관리 인력도 흩어지기 때문에 중앙 차원의 통제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선거 앞, 서울시 평가 자리 될 수도
서울시의 BTS 공연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준비 태세는 이 같은 우려가 종합적으로 고려된 결과다. 시의 관리 능력 및 안전 대응 체계가 한순간에 시험대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시기적 문제도 총력 대응이 불가피한 이유로 꼽힌다. SNS 파급력이 큰 문화 향유자들 특성상 행사 진행 및 관리, 사후 정리 등 모든 것이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에 대한 평가 소재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행사 준비 초기, 시 일각에서 “청소는 주최측(기획사) 소관”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가 ‘상황을 안이하게 보고 있다’며 질책을 받은 직원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다.
시 주요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 4기에 많은 사업과 정책을 펼쳤지만 가장 중요한 시기에 가장 냉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안전관리뿐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의 대응능력과 수준까지 대내외에 알려지는 자리가 될 것이기 때문에 선거를 앞둔 오 시장 입장에선 사실상 가장 대중적인 평가의 자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