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혈당 억제 효과…다기능 고춧잎
농촌진흥청 ‘원기2호’ 개발
단당류 분해 억제 기능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효과가 있는 고춧잎이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된다. 농촌진흥청은 혈당상승 억제 효과가 좋은 전용 고추 ‘원기2호’를 활용해 다양한 소비제품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고춧잎은 소장에서 탄수화물을 단당류로 분해·흡수하는 것을 억제하는 ‘알파 글루코시다아제 인히비터’(AGI)를 포함하고 있다. 이 물질의 관련 기전은 제2형 당뇨병 치료 의약품에도 활용되고 있다.
제2형 당뇨병(인슐린 비의존형)은 인슐린이 분비되기는 하지만 그 양이 충분하지 않거나 분비되는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사용되지 못해서 생기는 질환(인슐린 수용체 이상)이다. 당뇨환자 중 90% 차지하며 경구 혈당강하제와 인슐린 주사로 치료한다.
농촌진흥청은 이 점에 주목해 2005년부터 850여점의 고추 유전자원을 분석, 2020년 잎 전용 고추 원기2호를 개발했다. 원기2호는 원기1호보다 AGI 활성이 3배 높다.
원기2호 고춧잎은 혈당 상승 억제(AGI) 활성이 74.8%로 일반 고춧잎보다 2~5배 높다. 동물실험 결과 공복 혈당은 13%, 혈장 인슐린 농도는 24% 감소하고 인슐린 저항성 지표는 3.8% 증가하는 등 11개 당뇨 관련 지표가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농촌진흥청은 원기2호 품종보호등록과 특허등록을 마치고 지자체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농가에 지원할 예정이다. 민간 종묘회사와 품종(통상실시) 계약과 가공업체 대상으로 특허 기술도 이전 중이다.
현재까지 원기2호 품종은 8곳, 특허 기술은 8개 업체에 이전을 완료했다. 산업체에서는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환·분말 제품을 비롯한 고춧잎 차(음료) 누룽지칩(과자) 국수 두부 등 가공식품 10여종을 상품화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4.8%에 달하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관련 의료비 부담이 사회 경제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고추산업은 고령화와 재배 면적 감소로 재배 면적이 15년간 39.5% 줄었다. 고추 재배면적은 2011년 4만2574㏊에서 2025년 2만5743㏊로 감소했다.
원기2호 제품화 확대는 일상적인 채소 섭취를 통해 혈당 관리를 돕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 점에 의미가 있다. 부산물로만 여겨지던 고춧잎을 고부가가치 원료로 전환함으로써 최근 경영 여건이 어려운 고추산업에도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모형(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대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원기2호는 버려지던 고춧잎의 가치를 재발견해 국민 건강과 농가 소득을 함께 생각한 연구 결과물”이라며 “디지털 육종 기반 기술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기능성 채소 품종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연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