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이란, 공습 다음날 CIA에 비밀접촉 시도”

2026-03-05 13:00:03 게재

제3국 통해 분쟁종식 논의 제안 … 테헤란은 공식 부인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정보당국이 비밀 경로를 통해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접촉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공개적으로는 협상을 거부하면서도 물밑에서는 분쟁 종식 조건을 논의하려 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다음 날인 3월 1일 이란 정보기관이 제3국 정보기관을 통해 CIA에 간접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조건을 논의하자는 제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 정부 내부에서는 이 제안이 실제 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 이 사안을 보고받은 관료들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나 이란 어느 쪽도 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백악관과 이란 정부는 관련 보도에 대해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CIA도 언급을 거부했다고 NYT는 전했다.

반면 이란 측은 미국과의 비밀 협상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측근으로 알려진 모하마드 모흐베르는 이날 이란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은 미국과 어떤 형태의 접촉도 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미국 정부와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오만의 중재로 미국과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라리자니는 2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미국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4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그들은 대화를 원한다. 나는 ‘너무 늦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NYT는 이번 비밀 접촉 시도가 이란 내부 권력 구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지도부가 잇따라 사망하면서 테헤란 정부 내부가 혼란에 빠졌고 이런 상황에서 실제로 휴전 합의를 실행할 수 있는 인물이 존재하는지조차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 역시 향후 이란 정치 지형이 어떻게 재편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CIA가 전쟁 이후 이란 권력 구조 변화 가능성을 분석했지만 확신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없다는 평가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이번 물밑 접촉과 이란 내부 권력 혼란이 트럼프 대통령이 직면한 핵심 과제를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공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어떤 이란 정부를 상대하게 될지, 그리고 어느 수준에서 전쟁을 마무리할지 결정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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