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애 “100조 중동 프로젝트 좌초 가능성”

2026-03-05 13:00:03 게재

민주당-재계 긴급 간담회 개최

“중동 불안, 장기화 대비해야”

반도체 가격·생산 악영향 우려

더불어민주당이 중동 사태의 장기화에 대한 대비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으로 시작한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나라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았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재계 인사 긴급 간담회에서 “중동에서 일어나는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며 “중동 상황이 확전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주요 7개국에 대한 수출액이 대폭 감소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100조원 규모의 중동 프로젝트 지연·좌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도 했다.

김영배 의원은 “우리나라 원유의 70% 정도가 중동에 의존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에너지 안보를 철저하게 챙기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당 정책위 상임부의장을 맡은 안도걸 의원은 “당장 대응해야 하는 게 에너지 문제”라며 “원유의 70%, 액화천연가스(LNG)의 20%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들어오는데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 굉장히 큰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동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에 대해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K-자본시장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기형 의원은 현재 위기 상황을 거론하며 “보다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간 자본시장 변화 과정에서 큰 흐름으로 유지되는 것은 정책적 기조, 지배구조 투명성 문제와 반도체 실적”이라며 “그 두 가지 핵심적 요소는 변한 게 없다”고 했다. 이어 “유가가 변동하는 폭과 비교해서도 자본시장의 반응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재계와 정부, 정치권이 이 상황에 좀 더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간담회 이후 브리핑에서 중동 사태가 반도체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유가가 오르면서 중기적으로 제조원가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특히 반도체업계의 경우 석유 가격 인상이 국내 전기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는 반도체 단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어 반도체 가격 경쟁력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재계로부터)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핵심 소재 중 헬륨 등이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조달되는데, 우리나라 수요의 90%가 중동에서 조달된다”며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고 했다.

대미투자특별법에 대한 조속한 입법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 의장은 “특별법 처리가 지연되면 미국이 특정 품목에 가하는 선별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우리 반도체와 자동차, 의약품 등 국내 주력 산업의 대미 수출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대미투자특위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이럴 때일수록 신속하고 구체적이고 국가적인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며 “(대미투자특별법의 경우 법안의) 3분의 2 정도 심의를 마쳤다. 오늘이면 거의 끝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여야 원내 지도부는 전날 합의대로 오는 9일까지 대미투자특별법 심사를 마무리하고 12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은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당장 에너지·해운 등 산업은 물론 대중동 수출, 중동 프로젝트 등 전반에 걸쳐 상당한 부담이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미투자특별법과 관련해 “단순한 입법 차원을 넘어 한국의 현재 대미 협력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박준규 기자 기사 더보기